100억 조세포탈ㆍ7억여원 알선수재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을 21일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천 회장을 재소환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19일 오전 10시께 천 회장을 소환해 18시간30분 동안 조사를 벌인 뒤 20일 오전 4시30분께 돌려보냈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작년 7∼11월 국세청이 태광실업을 세무조사할 때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에게 조사 중단을 청탁하고 박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천 회장이 대주주인 세중INC(구 세중게임)에 박 전 회장이 투자한 뒤 회사가 업종을 바꾸자 다른 투자자들은 자금을 회수했지만 박 전 회장은 로비 대가로 투자금 중 7억여원을 돌려받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천 회장이 레슬링협회장 자격으로 작년 8월 중국 베이징올림픽 응원을 갔을 때 박 전 회장이 선수단 격려금 명목으로 건넨 15만 위안(2천300만원)도 알선수재의 대가로 포함할지를 검토 중이다.

아울러 천 회장은 2003년 세중나모인터랙티브를 합병하는 시점부터 박 전 회장 지인들의 명의를 빌려 주식을 차명보유하고 세 자녀가 2006년 4월 세중여행 합병 전 이 주식을 사들이게 하는 방법으로 증여세 80여억원을 내지 않는 등 양도세를 합쳐 100억원 정도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천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세무조사 무마 로비와 관련해 단 1달러도 받지 않았다"는 기존 주장대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천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때 박 전 회장과 대질신문도 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천 회장과 함께 세무조사 무마 대책회의에 참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주말께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전 수석이 2003년 3월 서울고검장에서 물러난 뒤 박 전 회장으로부터 빌린 7억원을 실제로 돌려주지 않았다고 보고 경위를 추궁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