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뉴질랜드 간 투자는 상호보완적입니다. 현재 제주도에서 뉴질랜드 키위를 재배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죠."

최근 한국을 방문한 그레이엄 매튜 뉴질랜드 투자청장(53)은 "한국과 뉴질랜드는 계절이 서로 반대"라며 "제스프리 인터내셔널이 제주도에 투자해 재배한 골드 키위는 출하 시기가 뉴질랜드와 달라 연중 키위를 생산해 팔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매튜 청장은 오는 6월 시작될 한 · 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농업분야를 우려하는 한국 측 여론을 의식한 듯 뉴질랜드의 제스프리 인터내셔널의 한국 투자를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유망한 곳은 식료품 생명공학 임업 영화 정보통신 등 뉴질랜드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분야"라며 "양국 기업들은 협업을 통해 연구개발(R&D)과 제품의 공동 상용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청정 · 녹색 국가라는 뉴질랜드의 이미지를 투자 기업의 제품에 이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일동후디스가 뉴질랜드 산양 분유를 현지에서 100% 직접 생산하는 것을 예로 꼽았다. 지난해 말 현재 한국의 뉴질랜드 투자는 3억1280만달러(누적 기준),지난해 양국 간 교액은 20억달러에 달했다.

매튜 청장은 영국인으로 뉴질랜드에 이민간 뒤 뉴질랜드를 세계에 팔고 있는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안전하고 깨끗한 국가이면서 미래에 더 큰 국가로 성장할 뉴질랜드에서의 삶에 만족한다"며 "이민 결정은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매튜 청장은 영국 리버풀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크랜필드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뒤 부동산개발업체인 린턴에 입사했다. 이후 영국공항공사(BAA)의 이사직을 거쳐 세계적 컨설팅사인 액센츄어에서 업무환경 솔루션 부문 글로벌 대표로 일했다. 뉴질랜드 출신의 부인과 런던에서 살다 딸이 6살이던 2006년 뉴질랜드로 이민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