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18만8000명 줄었지만 급락세는 8개월 만에 진정됐다. 취업자 수 감소폭은 경제에 매우 위협적인 수준이지만 지난달 19만5000명 감소했던 것에 비해선 다소 개선된 숫자다.

통계청은 4월 취업자 수가 235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만8000명 감소했다고 13일 발표했다. 1년 전 대비 취업자 수는 올해 1월 -10만3000명,2월 -14만2000명,3월 -19만2000명으로 고용불안이 가중됐으나 4월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진정을 계기로 다소 호전됐다.

급증하던 실업자 수도 4월 93만3000명으로 3월(95만2000명)에 비해 1만9000명 줄었다. '실업자 100만명 시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다. 때문에 고용시장도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취업자 수 감소폭이 여전히 19만명에 육박해 고용시장의 본격 회복을 점치기는 힘들어 보인다.

당초 우려와 달리 고용사정 악화가 멈춘 것은 재정투입 확대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공공부문에서 인턴 채용을 확대한 것이 고용 악화를 일시적으로 막았다는 것이다. 실제 산업별 취업자를 보면 사업 · 개인 · 공공서비스업에서 29만2000명(3.9%) 늘어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공공 부문만 떼어보면 7만2000명 늘었다. 공공부문 인턴은 대략 6개월 정도면 끝나는 경우가 많아 고용사정 개선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고용 상황이 상대적으로 나아지긴 했어도 아직 경제 위기 이전 수준에 비해선 훨씬 못 미친다. 전체 인구 고용률은 58.8%로 여전히 60%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체 실업률 3.8%도 3월(4.0%)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4월(3.2%)에 비해서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상용직은 전년 동월 대비 33만3000명 늘었지만 자영업주와 임시 · 일용직의 감소세는 지속됐다. 취약 계층일수록 경기악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직업별 취업자를 살펴보면 기능 · 기계조작 · 단순노무 종사자가 3.0% 줄었고,서비스판매 종사자는 2.2%,농림어업 숙련 종사자는 1.0% 각각 감소했다. 반면 '화이트칼라'로 불리는 사무 종사자는 3.7%,전문 · 기술 · 행정 관리자는 1.4% 각각 늘었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본격 구조조정에 나서게 되면 상용직 근로자들의 자리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성과 30대 실업도 상대적으로 심각했다. 남성은 전년 동월 대비 실업자가 17.8% 증가하며 3월(21.2%)보다 둔화됐다. 반면 여성 실업자는 지난해 4월보다 21.1% 늘면서 3월(10.7%)보다 증가율이 확대됐다. 여성 실업자는 숫자로도 3월 31만1000명에서 4월 32만명으로 늘어났다. 15세 이상 30세 미만의 청년 실업률도 8%를 기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고용 사정이 최악을 넘겼지만 사회의 허리에 해당하는 30대와 취약계층인 여성 및 임시 · 일용직 근로자들의 실업률이 여전히 악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고용이 재추락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