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상공회의소 주최로 `1사(社)1인(人) 채용박람회'가 열린 12일 울산 중구 동천체육관은 `구직'이라는 깊은 우물을 파며 목말라하던 젊은 구직자 5천여명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박람회장을 찾은 이모(29)씨는 "경기침체가 본격화한 시점인 지난해 10월 이전과 비교하면 일자리 얻기가 너무 힘들다.

경기침체 여파를 말 그대로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졸업하고 첫 일자리를 얻을 당시에는 노동부 워크넷에 하루에도 3페이지씩 구인 공고가 떴어요.

요즘은 2~3일에 한 페이지가 채워질까 말까예요.

그런 상황에서 이 정도 규모의 채용박람회가 열려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날 박람회장은 청년실업의 심각함을 반영하듯 20~30대로 보이는 젊은 구직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단정한 머리 모양에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채용 부스를 찾거나 친구들과 이력서를 작성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박람회에 채용 부스를 차린 업체는 모두 80곳. 여기서 425명이 채용될 예정이며, 부스 없이 구직 공고문만으로 간접 참여한 130개 업체까지 포함하면 모두 625명이 이날 채용된다.

참가 업체들 가운데는 삼성SDI와 LS니꼬동제련, 성진지오텍, 삼창기업 등 지역 대표 기업들도 다수 포함됐다.

이들 업체가 차린 부스 앞에는 유난히 많은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러 몰려와 긴 줄을 이루기도 했다.

채용박람회는 통상 노동부 등 정부 기관에서 주관하기 마련이지만 이번 박람회의 준비와 진행은 민간단체인 울산상공회의소가 맡았다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이다.

울산상의는 이날 박람회를 `채용 캠페인'으로 전환해 올 연말까지 진행, 모두 1천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계획이다.

최일학 울산상의 회장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소비가 촉진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소비자, 즉 직장인들이 생겨나야 한다"며 "이번 박람회는 구직자들에게는 삶의 터전을, 기업에는 우수한 인재를 제공할 기회"라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stns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