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속철도(KTX)의 첫 수출을 위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직접 세일즈 전선에 나선다.

7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9일부터 18일까지 브라질, 페루 등 남미 지역을 순방할 예정이다.

이번 출장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브라질 고속철도 건설사업 수주 건.
브라질은 현재 리오데자네이루-상파울로-캄피나스를 잇는 약 520㎞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최소 20조 원, 많게는 38조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초대형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현재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독일.프랑스.중국 등이 수주전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정 장관은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국내 주요 건설업체 임원들과 함께 11일부터 14일까지 브라질에 머물며 딜마(Dilma) 정무장관 등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확보한 한국형 고속철(KTX-Ⅱ) 기술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수주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브라질 현지 언론사 인터뷰와 업계 간담회도 잇따라 진행, 우리나라에 우호적인 여론을 한껏 고조시킨다는 전략이다.

브라질 정부는 다음달께 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10월말까지 각 나라 컨소시엄이 제출한 사업 계획서를 받아 검토한 뒤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시행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입찰 경쟁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일본을 꼽고 있다.

일본 역시 앞서 국토교통성 차관 등이 여러 차례 브라질 정부와 접촉하며 활발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이 최근 불거진 경부고속철도 침목균열 사건을 수주전에 활용할 가능성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그러나 일본이 브라질 정부의 최대 관심사인 '기술 이전'에 난색인 반면 우리는 적극적인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지난 3년여에 걸쳐 많은 국내 전문가들이 브라질을 방문, 고속철도 사업 관련 조사.연구.계획수립 작업에 참여해 도움을 주고 신뢰를 쌓아온만큼 결실이 기대된다는 것.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현재 브라질에서는 한국 기술진이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기술적으로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작년 11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고속철도 프로젝트 참여를 공식 요청한데 이어 이번에 최고위급 관료로서 장관까지 직접 설득에 나서면 수주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정 장관은 이번 순방을 통해 브라질 개발상공부 장관, 페루 고위 관계자 등과도 만나 2012년 여수엑스포에 남미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