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는 부산에서 근무하고 금요일 저녁마다 KTX를 타고 서울집으로 올라가는데 막차가 너무 일찍 끊겨 불편했습니다.10시 넘어서까지 막차를 운행한다니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 같습니다"

코레일은 이달 1일부터 부산발 서울행 KTX의 주중 막차 출발 시각을 오후 9시25분에서 오후 10시5분으로 늦췄다.

고객의 반응은 코레일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호의적이다.

막차 시간을 늦춘 첫날인 1일 오후 10시5분 부산역을 출발한 서울행 KTX 열차의 발매율은 58.4%를 기록했다.

약 55% 선인 기존 막차의 발매율과 비교할 때 시행 첫날이라 홍보가 덜 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선전한 셈이다.

징검다리 연휴의 마지막 날이었던 5일은 오후 10시5분 출발하는 열차의 전 좌석이 매진됐다.

6일 코레일 부산지사의 한 관계자는 "연휴 마지막 날이라 어느 정도 발매율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전 좌석이 매진될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코레일은 KTX의 막차 출발시각이 너무 이르다는 불평을 끊임없이 들어왔다.

특히 주중에는 지방의 직장에 다니면서 주말이면 서울로 올라가는 직장인의 경우 금요일 저녁이면 KTX 막차가 출발하는 시각에 맞추느라 간단한 저녁 약속도 잡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또 사업차 부산을 방문한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막 이야기 좀 시작하려고 하면 막차 시각에 걸린다"는 불평이 자주 제기됐다.

코레일 부산지사 관계자는 "KTX가 개통한 이후 지금까지 막차 출발시각을 늦춰 달라는 요청이 계속 들어왔지만 사실 일반 이용객이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한 작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KTX 열차 자체의 안전점검을 비롯해 심야시간의 선로점검, 음료와 도시락 등 열차 내에서 판매할 물건의 검수 작업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하면 기존 막차 출발 시각도 코레일 측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는 것.
부산지사 관계자는 그러나 "고객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한다는 취지에서 5월부터 막차 출발시각을 늦추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신임 허준영 사장이 취임한 이후 코레일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과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