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유조선 뒤쫓던 해적선단 쫓아보내

소말리아 해역에서 선박 호송 작전을 펼치고 있는 국군 청해부대의 문무대왕함이 6일 파나마 유조선을 해적으로부터 구출했다.

지난달 16일 임무수행에 들어간 문무대왕함이 각국 상선에 접근하는 해적을 쫓아낸 것은 지난달 17일 덴마크 상선 `퓨마'와 지난 4일 북한 상선 `다박솔'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문무대왕함은 이날 예멘 남부 무칼라항 남방 102㎞ 해상에서 파나마 국적 2천t급 유조선 `네펠리(NEPHELI)'호가 해적선으로부터 쫓기고 있다는 구조요청을 받고 링스헬기를 긴급 출동시켜 30분만에 해적선을 퇴치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문무대왕함은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후 4시50분께 한국 등의 상선 7척을 국제권고통항로(IRTC) 상으로 호송하던 중 네펠리호의 "해적으로 의심되는 선박에 쫓기고 있다"는 `SOS' 구조요청 신호를 포착했다.

당시 네펠리호는 싱가포르에서 이집트로 향하던 중이었으며 문무대왕함 북쪽 47㎞ 거리 해상에 위치해 있었다.

문무대왕함은 5분 뒤 저격수를 태운 링스헬기 1대를 긴급 출격시키는 동시에 네펠리호에 헬기 출격사실을 알리면서 경계 강화에 들어갔다.

링스헬기는 출격 10분만에 현장에 도착해 위협기동을 펼쳤다.

지난 두차례 해적 퇴치 상황과 달리 이번에는 해적 모선 4척에 자선 13척이 네펠리호를 향해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불과 1.8㎞까지 쫓아가고 있던 긴박한 상황이었다.

링스헬기는 적의 소총 사거리에서 벗어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저격수들이 경고사격태세를 취하는 등 위협 비행을 계속하자 해적선은 도주하기 시작했다.

헬기는 해적선과 유조선 간 거리가 9㎞ 이상 벌어진데다 터키 함정 권역에 들어섬에 따라 안전하다고 판단, 오후 5시20분께 문무대왕함으로 무사 복귀했다.

합참은 "해적을 퇴치한 뒤 파나마 유조선으로부터 감사하다는 인사를 수신했다"며 "문무대왕함과 네펠리호의 항해 방향이 정반대라서 (문무대왕함) 인근 80마일 지점에 있던 터키 함정에 상황을 인계하면서 상황을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합참은 전날 문무대왕함이 한국 상선 2척을 호송하던 중 같은 방향으로 항해하던 싱가포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5개국 상선이 호송을 요청해와 현재 7척을 한꺼번에 호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