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원장 안태식 · 사진)은 2006년 8월 출범했다. 국가 경쟁력의 중요 원천으로 '능력 있는 경영자 확보'가 강조되면서부터다. 학생을 선발할 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중국 일본 한국 등 동북아 최고 인재와 기업 · 경영에 관심이 많은 미주 · 유럽 등지 출신 외국인 경력자를 선발한다. 프로그램은 글로벌 MBA,SNU MBA,Executive MBA 등 3개다. 글로벌 MBA와 SNU MBA는 풀타임 1년제 주간 과정이고 Executive MBA는 주말을 이용한 파트타임 2년제 과정이다.

글로벌 MBA는 전 과정을 영어로 진행한다. 영어구사 능력 때문에 해외 MBA 출신을 선호하는 기업 채용 담당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다. 외국인 교수와 학생에 대한 유인책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모든 수업 준비,과제 제출,그룹 토의는 물론 학교 내 일상생활에서 모두 영어를 사용하게 된다. 한국에서 MBA 과정을 이수함에도 불구하고 외국 MBA와 다름없는 글로벌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예습과 복습,과제물 제출 등 철저한 학업시스템 운영으로 수강 과목에 대한 집중적인 이해를 높이고 있다고 서울대는 강조했다.

글로벌 MBA는 1년 4학기로 구성돼 있으며 총 45학점(전공필수 12과목,24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전공 필수과목은 서울대 교수진,선택과목은 해외 유수 대학에서 초빙된 외국인 교수들이 각각 강의한다. 방학도 없다. 서울대 측은 "글로벌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미래 경영자 양성을 지향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한다.

SNU MBA는 차세대 핵심임원 양성을 위한 석사학위 과정이다. 프로그램은 크게 경영일반 트랙과 금융 MBA 트랙으로 구성된다. 학생들의 개별적인 니즈에 따라 선택적 수강이 가능하도록 했다. 주간을 이용한 1년 과정이며 전공필수 과목은 서울대 교수진이 담당한다. 2학기에는 글로벌 MBA와 함께 해외 저명 교수로부터 영어로 개설된 과목을 수강하게 된다. 3,4학기에는 서울대 교수진과 외부 전문가가 팀 티칭하는 형태로 강의가 진행된다.

지난 3월 개설된 Executive MBA(E-MBA)는 기업에서 5년 이상 실무 경력을 지닌 실무진이 대상이다. 2년에 걸쳐 진행되는 주말(금요일 및 토요일) 집중 MBA 프로그램이다. 역시 일반경영 트랙과 기술경영 트랙으로 구분되며 처음 1년 동안은 트랙 구분 없이 공통 과목을 이수하게 되고 2년차엔 전공 선택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E-MBA는 특히 산업체와 대학이 계약을 맺고 설립한 계약학과의 일종이다. 대학은 기업이 요구하는 석사 교육과정을 개설해 취업률과 수익을 높이고 기업은 잘 훈련된 졸업생을 채용하거나 직원 재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어 윈윈 전략이다. 학생(직장인)은 소속 기관장 추천을 받아 입학한다. 서울대 관악캠퍼스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을 오가며 수업이 진행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복수학위 프로그램'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의 또 다른 특징이다. 외국의 명문 대학을 서로 오가며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2007년부터 대학원생들이 듀크대(미국)에서 수학할 수 있게 됐으며 2008년에는 에섹비즈니스스쿨(프랑스),베이징대(중국)와 'MBA 복수학위제' 협약을 맺었다. 미국의 뉴욕대 및 컬럼비아대,중국 장강대,일본 히토쓰바시대와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의 교수법도 주목할 만하다. 강의뿐만 아니라 그룹 토의와 사례 연구를 통해 경영학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각오다. 특히 경영 실습은 CEO 초청 강연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학생들에게 경영 현실에 대한 통찰력을 증진시키고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통해 사례 연구와 기업 벤치마킹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학교 측은 취업 관련 정보도 다양하게 제공할 생각이다. 경력개발센터를 운영,개인별 심층 면담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취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졸업 후 각자가 원하는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대학원 측은 MBA를 출범하면서 교과과정 설계를 위해 국내 주요 기업의 인사 및 채용 분야 임원급 20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개설했다. 자문위원들과의 지속적인 만남과 후원을 통해 프로그램이 기업 현장과 유리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보완한다는 차원에서다. 이 밖에 대학원 측은 학생들이 스포츠나 여가 프로그램 등 자체적인 동아리를 만들 경우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관계자는 "경영능력 배양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제고하고자 하는 개인과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경영지식 소유자에 대한 기업체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