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정상문 대질 신문서 큰 성과 있은듯
"사전에 알지 못했다" 盧주장 뒤집을지 주목
[노 前대통령 30일 검찰 출석] 검찰 "600만弗 관련 의미있는 카드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환을 하루 앞둔 29일 검찰은 최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대질신문해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600만달러에 대해 "몰랐다"는 노 전 대통령의 일관된 주장을 뒤집을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는지 주목된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며칠 전에 박 회장과 정 전 비서관의 어긋나는 진술 부분과 관련해 대질신문을 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소환을 앞두고 언급하기 부적절하지만 박 회장은 여태껏 대질에서 밀려본 적이 없다"고 언급해 대질신문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박 회장 측에서 청와대 관저로 건너간 100만달러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와 아들 건호씨에게 건너간 500만달러에 대해 박 회장과 정 전 비서관의 주장은 그동안 정반대였다. 박 회장은 "(100만달러는) 노 전 대통령이 사전에 요구했다" "(500만달러는) 노 전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고 각각 주장한 반면 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해왔다. 박 회장과 정 전 비서관의 대질에서 박 회장이 이겼다면 그 의미는 적지 않다. 노 전 대통령의 600만달러에 대한 인지 시점과 정 전 비서관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보고 여부 등은 노 전 대통령의'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의 진술을 뒤집었다면 30일 조사에서 한층 유리하게 노 전 대통령을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대검 조사실에 들어오는 대로 100만달러,500만달러,12억5000만원 등 의혹별로 집중 조사를 한 뒤 오후에 박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을 대질신문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홍 기획관은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수사팀은 (대질에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해 놨다"고 강조했다. 검찰 측에서는 우병우 중수 1과장과 100만달러 등 3개 팀별 검사 1명,수사관 1명 등이 3명씩 돌아가며 조사에 임하며 노 전 대통령 측은 문재인 · 전해철 변호사가 번갈아가며 변호인으로 입회할 예정이다. 조사에 임하는 검사들은 조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피로를 호소하면 휴식을 취하게 하거나, 차(茶)를 수시로 대접하는 등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예우를 갖추기로 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끝내 놓고 노 전 대통령에게 질의할 신문조서를 최종적으로 정리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답변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질문을 300개가량으로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홍 기획관은 "저희는 조용하고 차분하다"며 수사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저녁 식사 시간은 6시~6시반으로 정해졌으며 저녁식사 메뉴는 '설렁탕' 혹은 '곰탕'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조사 시간이 예상치 못하게 길어지면 노 전 대통령을 재소환하는 방안을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홍 기획관은 "최대한 신속히 조사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답변의 시간과 질 등이 문제"라며 "정 시간이 없다고 하면 밤을 새우는 철야조사보다는 재소환 절차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도 정 전 비서관과 박 회장을 불러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한 막바지 조사를 벌였다. 임채진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미진한 부분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지,노 전 대통령을 돌려보내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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