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돼지 인플루엔자(SI) 발생 소식이 잇따르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도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SI가 국내에 상륙하지 않는 한 가격 하락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 돼지고기 값 하락세

28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 등에 따르면 SI 소식이 전해진 뒤 첫 거래일인 27일 돼지 한 마리(110㎏)의 농가 수취가격은 35만2천원으로 직전 거래일인 25일(37만1천원)보다 1만9천원 떨어졌다.

이달 중순부터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세를 보여오기는 했지만 이날의 가격 하락 폭은 더 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업계에 문의해본 결과 육가공업체나 도매시장 공판장 중매인들이 모두 소비감소를 예상해 판매 물량이 줄고 고기 값도 떨어졌다"며 "돼지 인플루엔자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전국 14개 도매시장의 27일 거래량은 5천449마리로 그 전 월요일인 20일의 5천774마리보다 325마리 줄었다.

대한양돈협회에 따르면 27일 지육(뼈에 살코기가 붙은 형태의 고기) ㎏당 가격(도매시장 평균 가격)은 4천663원으로 24일(4천929원)보다 266원 빠졌다.

협회 관계자는 "돼지 인플루엔자 발병 소식에 전 세계적으로 돼지고기 값이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 가격이 300원 가량 빠지면 한 마리로 쳤을 때 3만∼5만원쯤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돼지고기 거래량은 아직까지 별 변동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창동.전주점 등 3개 매장의 매출을 파악해 보니 토요일인 25일 판매액이 1억1천만원, 26일이 1억500만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며 "27일 판매량도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지난주 월요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정확한 판매량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돼지고기 소비 행태에 큰 변화는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 "장기적으론 안정" 전망 우세

돼지고기 가격의 전망에 대해선 곧 회복되리라는 관측들이 많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단기적으론 소비가 줄어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5월이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이 낀 행락철이어서 국내에서 돼지 인플루엔자가 발병하지만 않으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최근 삼겹살이 금(金)겹살로 불릴 만큼 가격이 오른데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돼지고기 소비가 이미 줄고 있었다"며 "돼지 인플루엔자의 영향이 없진 않겠지만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가격 추이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고 좀 더 차분히 지켜봐야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