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분수 높이 55m, 원형지름 60m, 분수모양 24종, 담수량 2천40t, 노즐수 1천46개, LED 조명 511개.
부산 사하구청이 `세계 최대, 최고'를 내세우며 지난해 11월말부터 예산 70억원을 들여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다대포 해수욕장 음악분수대의 화려한 면모다.

사하구청은 다음달 30일 음악분수대 준공일에 음악을 배경으로 한 분수공연과 함께 KBS 전국노래자랑과 사물놀이, 비보이 공연 등의 다양한 행사를 시작으로 평일 주간3회(주말5회), 야간2회 운영되는 다대포 음악분수대가 명실상부한 서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사하구청은 이미 이번달 2차례에 걸쳐 국내 여행업체 50여곳을 상대로 현장설명회 및 음악분수 홍보를 마쳤고 부산시엔 시티투어코스에 다대포 음악분수를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또한 지난 20일부터 2개월간 예산 1천만원을 들여 14개 노선, 40대의 시내버스 겉면에 분수대 전경이 담긴 랩핑 광고도 하고 있다.

28일 다대포 해수욕장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사하구청의 `세계 최대, 최고'의 음악분수대에 대해 기대와 동시에 우려를 나타냈다.

다대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61.여) 씨는 "다양하고 화려한 다대포 음악분수로 인해 관광객이 많이 오면 좋겠다"고 환영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음악분수로 다대포가 유명세를 타면 아파트값도 오르지 않을까"라며 은근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분수의 물피해를 걱정하는 주민도 있었다.

분수 주변 S 아파트 송모(38) 씨는 "바람이 많이 부는 해안가인 다대포에 최대 50m이상 솟구치는 분수의 물이 날려 인근 아파트나 상가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하구청이 주최한 음악분수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여행사들은 일단 준공 후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A 여행사 관계자는 "음악분수가 완공되더라도 다대포 인근에 별다른 관광 수요가 없는 실정이어서 준공 후 관광객 추이를 보고 음악분수를 패키지 여행상품에 넣는 것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음악분수 감리단과 구청 측은 "3.5m/s 이상의 바람이 불 경우 55m짜리 고사분수의 가동을 중지하고 고사분수를 제외한 주변 분수의 높이가 최대 15m여서 관람하는 데 별 지장은 없다"며 "주차장과 인근 부대시설을 차츰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 측은 일단 바람이 불지 않거나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경우 고사분수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다대포 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2014년 완료)이 진행중이고 2013년 완공예정인 지하철 다대선이 착공조차 못해 분수 주변 환경과 교통불편, 관광 인프라 정비는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착공 6개월만에 서둘러 음악분수를 완공하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구청장의 `치적쌓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는 다대포 음악분수가 한달 후 서부산권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