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서는 봄인줄 알았는데 한라산에 오르니 눈꽃이 피어 있어 너무 아름다운것 같아요.활짝 핀 채 얼어있는 진달래꽃도 너무 보기 좋습니다."

27일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제주를 찾은 김자권(43)씨는 한라산을 오르다 상고대로 뒤덮인 산수화 같은 영실기암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동장군의 엄습으로 이날 새벽 해발 1천700m 한라산 윗세오름의 최저기온이 영하 1.3도까지 떨어진 가운데 해발 1천300m 이상 고지대에는 나무마다 상고대가 매달려 설국을 연상케했다.

특히 봄을 맞이하기 위해 활짝 피어났던 연분홍 진달래꽃과 아주 엷은 노란색의 분단나무꽃 등은 꽁꽁 언 빙화(氷花)가 되어 이색적인 남국의 정취를 뽐냈다.

또 층층나무와 등수국 등 각종 나무의 새싹들도 차가운 상고대를 짊어진채 초록색을 더욱 발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해 신비감을 더했다.

부산에서 온 추인수(56.여)씨는 "봄을 맞아 한라산에 처음 왔는데 때아닌 눈꽃을 만나 진짜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kh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