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힌 돼지고기 전염사례 없어"

신종 바이러스로 인한 '돼지독감(swine flu)' 발병 사례가 알려지면서 우리가 즐겨먹는 삼겹살 등 돼지고기는 안전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농림수산식품부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돼지고기는 돼지독감으로부터 안전하다.

WHO가 정리한 '돼지독감 FAQ(자주 묻는 질문)'에 따르면 돼지독감은 돼지고기나 돼지고기 제조품을 먹어서 사람에게 전염된 적이 없다.

물론 이 경우 돼지고기는 제대로 조리된 것을 가리킨다.

돼지독감 바이러스는 70도 이상으로 가열해 조리하면 죽는데 돼지고기는 통상 익혀서 먹는다.

따라서 돼지고기를 익혀서 먹기만 한다면 돼지독감에 걸릴 일이 없다.

더 근원적으로는 돼지독감 증상이 있는 돼지는 도축해서 식용으로 유통되지 않는다.

설령 돼지독감에 걸린 돼지가 고기로 유통된다 해도 먹지 않는 호흡기 같은 일부 부위에만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결국 우리가 먹는 삼겹살 같은 돼지고기엔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존재할 가능성 자체가 매우 희박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돼지고기의 유통 과정을 보면 돼지고기에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돼지독감의 발병지인 멕시코와 인접국인 미국으로부터 돼지고기가 일부 수입되고 있지만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인플루엔자를 옮길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올해 들어 3월까지 수입돼 검역을 통과한 돼지고기는 멕시코산이 27건 208t, 미국산이 1천487건 2만8천726t이다.

국립 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돼지고기를 섭취한다고 해서 인플루엔자에 걸리지는 않겠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수입 돼지고기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로 닭.오리고기 판매가 급감해 홍역을 치른 바 있는 가축 사육농가는 돼지독감이 새로 등장하자 이런 사태가 재발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한양돈협회는 이날 '국내 양돈농가의 입장'을 내고 "국산 돼지고기는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돼지 인플루엔자는 돼지고기나 돼지육가공품을 섭취해서는 감염되지 않으며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71도 이상 가열하면 사멸된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최근 사료값 폭등, 수입산 돼지고기 증가 등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양돈농가로서는 멕시코와 미국에서 발견된 신종 바이러스로 국산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