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지역 학생선발 때 '쿼터' 적용 검토

최근 공개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분석 결과에서 전국 최상위 성적으로 화제를 모은 전남 장성고, 경남 거창고 같은 `기숙형 고교'에 대해 내년부터 다른 지역 학생들의 입학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외부에서 우수학생들이 지나치게 많이 몰릴 경우 해당 지역 학생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 방안이 확정되면 우수학생 유입 효과로 학교 성적이 올라가는 현상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전국 각 지역의 수능성적이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인천, 경남 등 일부 교육청을 중심으로 기숙형 고교 및 자율학교의 학생선발을 제한하는 방안이 본격 검토되고 있다.

검토 대상은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에 따라 내년 3월 문을 여는 기숙형 공립고 82곳과 현재 전국 단위 선발이 허용되고 있는 자율학교 등이다.

이번 수능성적 발표에서 군 지역 학교임에도 대도시권 학교들을 제치고 전국 최상위 성적을 기록한 전남 장성고, 경남 거창고는 둘 다 기숙형 사립학교이면서 자율학교로 지정돼 있다.

학생선발 제한은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할 수 없게 하거나 군 또는 시도 단위로 뽑을 수 있는 `쿼터(할당량)'를 정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학교는 교육과정 운영 등에서 단위 학교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한 학교 유형으로,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국에 총 282곳이 지정돼 있으며 전기(前期) 또는 후기(後期)에 학교별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게 돼 있다.

내년에 개교할 기숙형 공립고 역시 학교별 전형을 실시해야 한다.

학생선발을 지역별로 제한하려는 것은 학교가 소재하는 지역에 실제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입학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그동안 입학제한이 따로 없다 보니 일부 유명 학교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들이 상당수를 차지해 정작 해당 지역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많았다.

각 시도 교육청은 학생선발 제한 여부, 지역별 선발 비율 등을 6월 말까지 확정한 뒤 올 하반기 실시되는 2010학년도 입시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공지할 계획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외부 학생들의 입학 비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은 일찍부터 있었으나 이번 수능성적 발표로 논의가 한층 본격화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선발 방식은 6월 말까지 확정해 교육청별로 취합,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