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평생학습 분야 가운데 방송대나 사이버대는 4년제로 이뤄진다. 그러나 학점은행제와 독학사학위제는 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나홀로 학습'을 하기에 알맞다. 대신 꾸준한 자기관리를 하지 못하면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학점은행제는 사이버대나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직업능력개발 훈련시설,사회복지시설,학원 등 정부가 인정하는 '학점인정기관'에서 학점을 차근차근 따 80학점 이상 취득하면 전문학사(3년제는 120학점 이상),140학점(전공 60학점 이상)을 이수하면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학점을 받을 수 있는 평가인정대상기관에는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직업능력개발 훈련시설,학원 등 다양하다. 평가인정 학습과목을 이수하거나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로부터의 전수교육,대학에 시간제로 등록해 학점 취득 등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다. 현재 표준교육과정에는 22개 학사학위 108개 전공과 13개 전문학사학위 108개 전공이 있다.

학교 밖에서 다양한 학습과정을 겪을 수 있으므로 직장생활을 하는 틈틈이 학점을 따 '저축'해두면 된다. 일반대학에 시간제로 등록해 84학점 이상 들으면 해당 대학 졸업장을 받을 수도 있지만 대개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수여하는 학위를 받는다.

독학학위제는 강의를 전혀 듣지 않고도 독학으로 학위를 딸 수 있는 제도다. 국어국문학 영어영문학 경영학 법학 행정학 유아교육학 가정학 컴퓨터과학 간호학 등 9개 전공분야가 인정되고 있고 교양과정인정시험,전공기초인정시험,전공심화인정시험,학위취득종합시험 등 5~6개 과목으로 이뤄진 4단계 시험을 차례로 통과하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실습이 필요한 유아교육학은 3단계와 4단계,간호학은 4단계에서 실습과정을 거쳐야 한다.

독학사는 중졸 검정고시나 고졸 검정고시처럼 대졸 검정고시라 부를 수 있는 제도다. 시험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1992년 제도도입 이후 올해까지 학위취득자는 1만2043명에 불과하다.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장은 "배우고 싶은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대학 관련 교육을 받고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사내대학을 통해서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사내대학은 기업이 생산현장에 개설한 대학으로 협약을 맺은 대학의 교수들이 와서 강의를 한다.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삼성전자공과대학교(SSIT)와 삼성중공업의 사내대학 등 2곳이 있다. 각각 지난해와 올해 첫 학사학위자를 배출했다. 고졸이나 전문대졸 직원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어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위와 직접 관련이 없이 교양이나 직무능력 향상,자기계발 등을 위해 이뤄지는 평생학습 가운데 가장 많은 학습자들이 참여하는 분야는 외국어다. 외국어는 대학이나 대학원 부설 외국어 학습센터나 학원,자치단체 평생학습관에서 주로 가르치고 있다. 지난해 평생학습 참여자 1140만3373명(중복 포함) 가운데 145만8303명(12.8%)이 외국어 강좌에 참여했다. 외국어 다음으로 평생학습 참여가 활발한 분야는 수학 · 환경 · 지리 등 학력보완을 위한 프로그램(11.9%)이었으며 경영 · 경제관련 강좌(9.0%),한국어(7.6%),과학 강좌(7.4%) 등이 뒤를 이었다.

평생교육을 위한 주요 기관의 개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2620개로 유 · 초 · 중 · 고교 부설 학습시설이 12곳,대학과 대학원 부설 기관이 378곳,사이버대 등 원격형태의 학습시설이 611곳,기업체가 마련한 학습시설이 244곳,시민단체나 언론기관이 만든 평생학습시설이 336곳,인력개발을 위한 학습강좌를 실시하는 681곳,지방자치단체 등이 만든 평생학습관 358곳 등이다.

지난해 평생학습 참여자들이 지출한 연간 학습비는 101만원으로 2007년(142만원)에 비해 41만원 줄었다. 대학 부설 등 형식교육기관 학습비는 453만원으로 비싸지만 정규교육과정이 아닌 학원 수강 등 '비형식교육기관' 학습비는 33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