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가운데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6일 오전 노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방문했다.

문 전 실장이 봉하마을을 찾은 것은 엿새만이다.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 발표 이후 문 전 실장은 지난 10일 처음 사저를 방문했고, 그 이튿날인 11일 권양숙 여사가 부산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의 수사망이 조여오자 봉하마을을 찾는 '친노 인사'들의 발길이 뜸해진 점을 고려하면 문 전 실장이 주위 눈길을 무릅쓰고 이날 사저를 찾은 것은 검찰의 노 전 대통령 소환을 앞두고 대책을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문 전 실장이 외부에서 친노 인사들과 숙의한 뒤 그 결과물을 가지고 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측 김경수 비서관은 "문 전 실장이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대비해) 이런저런 협의를 할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회색 계열의 윗옷에 검은색 바지 차림의 문 전 실장은 자신의 렉스턴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 봉하마을 찾았다.

10일 방문 때만 해도 시종 굳은 표정이었지만 이날은 비교적 여유로운 표정과 발걸음으로 사저 내 계단을 올라갔고, 사저 현관 안쪽으로 누군가에게 밝게 인사를 건넨 뒤 집 안으로 사라졌다.

(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