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진 버진아일랜드의 투자회사 '엘리쉬&파트너스'가 국내 벤처기업인 오르고스사와 A사 두 곳에 각각 25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A사에는 권양숙 여사의 동생 기문씨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문씨의 A사 투자를 감안할 때 노 전 대통령 부부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건호씨 간의 자금거래 관계를 몰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성남시 분당에 있는 인터넷 서비스업체 오르고스사의 사무실을 14일 압수수색,투자 내역이 들어 있는 통장과 외환거래 내역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가 있고 한국에 지사가 있다.

검찰은 건호씨가 투자한 A사에 권 여사의 동생 기문씨가 투자한 내역도 확보,14일 기문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6시간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앞서 검찰은 연철호씨가 작년 2월 박 회장으로부터 '타나도 인베스트먼트'로 500만달러를 송금받아 220만달러는 계좌에 남겨놓고 30만달러는 직접 투자했으며,나머지 250만달러를 건호씨가 대주주인 엘리쉬&파트너스로 넘겨 대부분 외국기업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일단 건호씨를 16일 다시 불러 대주주가 된 경위와 자금 출처,그리고 국내 업체에 투자하게 된 배경을 추궁할 계획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건호씨가 변호사와 다시 정리해서 오겠다고 해서 다시 부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참고인 신분의 건호씨를 조사한 뒤 연씨와 함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 신문 조서를 받거나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포괄적 뇌물죄의 공범으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