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디자인 도시 경기도' 만들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차 벤치마킹 대상은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WDC)'로 지정된 서울이다. 디자인의 중요성에 먼저 눈을 뜬 오세훈 서울시장과 선의의 경쟁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김 지사는 "건축은 물론 디자인이나 멋도 잘 모른다"면서도 지난해부터 디자인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고 할 정도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 9월 수원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경기도가 온통 쓰레기에 난개발투성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스페인에서 세계적 건축가 가우디의 건축물들을 현장답사하고는 "판에 박아 찍어낸 듯한 아파트는 더 이상 디자인돼선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청이 관련 조직을 개편한 것도 이즈음의 일이다. 도는 기획조정실 산하에 디자인총괄추진단을 만들어 관련 실국 업무를 통폐합했다. 이어 맹형재 건국대 예술문화대학 학장 겸 디자인대학 원장을 디자인특별보좌관으로 전격 영입했다. 또 지난 6일 공공디자인조례와 경관조례를 제정,공공공간 조성 때 디자인과 경관에 관해 사전에 심의받도록 했다. 오는 9월로 예정된 경기디자인페스티벌과 뷰티디자인엑스포는 경기도가 주최하는 첫 디자인 전시행사다.

경기도는 '서울 따라하기'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디자인을 도시 발전의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전략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서울시와는 정책 방향을 달리한다는 주장이다. 예산을 쏟아붓거나 공급 일변도로 진행하지 않고 주민들의 의견을 최우선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도내 100여개 환승거점 버스정류소에 디자인을 입힌 것이 대표적 사례다.

수원=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