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신임 우정사업본부장(53 · 사진)이 팔순 노모와 장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색다른' 취임식을 가져 화제다.

남궁 본부장은 13일 우정사업본부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공적인 자리여서 사리에 맞지 않고 의아하게 생각하실 분도 있겠지만 저는 다른 분들과 다르게 어머니를 모셨다"며 "정(情)이 흐르는 가족 같은 직장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남궁 본부장은 "직장이 가족 같은 분위기가 되려면 군림하기보다 서로 도와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며 "공은 자신이 독차지하면서 책임은 남에게 전가하는 사람,실력은 없으면서 연줄을 동원해 승진하거나 좋은 자리로 이동하려는 사람은 '우정가족'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장의 화합과 사기를 저해하는 인사 청탁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편 물량이 줄고 택배와 금융부문에서는 민간 기업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경제위기까지 겹쳐 우정사업 역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경영 효율화와 함께 신규 서비스와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아 미래 성장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궁 본부장은 춘천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들어왔다. 옛 체신부와 정보통신부의 요직을 거친 뒤 최근까지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으로 근무했다. 마라톤 풀코스를 수차례 완주한 '마라톤 마니아'이기도 하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