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치러진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계열의 지지를 받는 김상곤 한신대 교수(59)가 당선돼 교육계에 일대 파란이 예고된다.

김 당선자는 자율형사립고 설립 등 이명박 정부의 주요 교육정책을 '특권교육'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전수 시행되는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서도 강제성을 띤 일제고사로 보고 반대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김 당선자는 작년과 올해 학업성취도 평가와 관련해 징계를 받은 교사들에 대한 구제 절차에 착수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와 타 시 · 도교육청의 갈등도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16개 시 · 도교육청은 지난해 교과부로부터 상당 부분 자율권을 넘겨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주요 정책을 추진할 때 교과부와의 물밑 협의를 거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경기도교육청이 학업성취도 평가 불참 등 독자 행동에 나설 경우 제재 수단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교과부와 경기도교육청 등은 예상치 못한 선거 결과에 충격을 받고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다. 교과부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올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곤혹스러워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도 "선거 기간 동안 현 교육감의 선거운동을 간접 지원했거나 김 당선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이들이 있다"며 "경솔한 행동을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는 850만여 유권자 중 104만여명이 참가해 역대 최저인 12.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김 당선자는 이 중 42만2302표를 얻어 40.8%의 득표율로 당선 후보로 꼽혔던 김진춘 현 경기도교육감 후보(33.6%)를 7만여표 차로 따돌리고 교육감에 당선됐다. 주요 공약은 의정부 광명 용인 안산 등 비평준화 지역의 평준화와 저소득층 학생 무상 급식 제공,학급당 25명 이하 작은교실 학교 시범 실시 등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