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이 검출된 가운데 같은 원료를 사용하는 화장품에 대해서도 업계 자체적으로 조사가 시작됐다.

대한화장품협회는 2일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탈크가 사용된 제품의 현황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식약청 조사 결과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은 원료성분인 탈크에 석면이 자연적으로 존재한 데 따른 것이다.

탈크 제조공정에서 별도의 제거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베이비파우더 등 최종 제품에서도 석면이 검출된다.

탈크는 의약외품에 속하는 베이비파우더 외에 투웨이케익과 파우더 등 가루가 압축된 형태의 화장품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화장품협회는 이날 340여개 회원사에 탈크가 들어간 제품의 명단을 다음 주초까지 보고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석면 검출여부를 조사하는 것은 아니다"며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에 대비해 탈크가 사용된 제품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들은 대부분 석면이 검출되지 않는 탈크를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화장품 업체의 관계자는 "국내 주요 업체들은 몇 년전부터 석면이 제거된 탈크를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일부 소규모 업체에서는 석면 함유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원료를 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탈크는 화장품뿐 아니라 의약품의 형태를 만들거나 코팅소재로 널리 쓰이고 있어 파장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알약을 그대로 복용하면 석면을 흡입할 가능성이 없지만 소아과 처방약은 알약을 갈아서 조제하는 경우가 많아 조제실 내에서는 탈크 분진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