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업비가 28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개발 프로젝트인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난관에 부딪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실패,중도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

용산역세권개발㈜은 31일 사업부지(용산 철도정비창)를 매각한 코레일 측에 이날까지 지급해야 할 토지 매입 중도금 8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대금 납부를 2년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은 용산 철도창부지와 서부 이촌동 일대 56만6800㎡(약 17만평)에 150층(620m)높이의 랜드마크 타워를 비롯한 국제업무시설과 유통주거문화 시설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2011년 착공,2016년 완공할 예정이다.

코레일 부지의 땅값은 총 8조원(3.3㎡당 7418만원)이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지난해 계약금 4000억원과 1차 중도금 4000억원 등 8000억원을 코레일에 납부했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계약금과 1차 중도금은 출자자 컨소시엄이 마련한 자본금으로 냈다"며 "이번 중도금부터는 금융권의 PF를 통해 마련해야 하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 조달길이 막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납부 기한 안에 중도금을 치르지 못할 경우 연체금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문제로 인해 사업취소 등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용산역세권개발 측은 외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금융위기 탓에 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다.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의 지분은 땅 소유자인 코레일이 25%를 갖고있다. 국민연금과 SH공사도 각각 10%와 4.9%를 보유하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