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예인선..35척 활동 중

`인천항에는 360°회전하는 배가 있다'

인천항을 비롯한 전국 항만에는 대형 상선의 부두 접.이안, 갑문 통과, 운항 등 다른 배의 통상적인 업무 등을 도와주면서도 잘 드러나지 않는 선박이 있다.

크기는 작지만 기관의 성능이 강력해 '작은 거인'으로 통하는 예인선(曳引船)이 그 주인공.
예인선은 150~200t급이 주를 이뤄 규모로는 중소형 선박에 불과하지만 배 1척당 최대 5천t급 선박 수준의 마력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또 선체 뒤쪽에 프로펠러 2개가 장착돼 있어 앞.뒤로만 움직이는 일반 선박과는 달리 움직임이 훨씬 자유롭다.

프로펠러를 번갈아 조작하기 때문에 360°회전이 가능하고 '게'처럼 옆으로도 운항할 수 있다.

이는 예인선이 자신보다 50배나 무거운 대형 선박이 부두에 접.이안하거나 폭이 협소한 갑문을 통과할 때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자유자재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예인선이 줄로 연결된 대형 선박을 제대로 밀고 끌지 못할 경우 이 배가 부두나 갑문 벽에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빈틈없는 운항은 필수적이다.

27일 인천 항만예인선연합노동조합에 따르면 현재 인천항에는 업체 9곳에 소속된 예인선 35척 가량이 활동 중이다.

이들 선박은 인천 내항과 연안부두를 각각 정계지로 삼아, 갑문 안팎과 내항 안쪽 수면을 부지런히 오가며 대형 상선의 입.출항을 돕고 있다.

예인선은 2007년 태안기름유출사고와 같이 대형 해양오염이 우려되는 사고 현장에 출동, 오일펜스를 설치하기도 하고 건설장비를 실은 바지선의 이동을 돕는 등 항만에 없어선 안될 중요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올해 1~2월 기준 34.1% 감소했지만 예인선 업계는 다양한 용도만큼이나 찾는 곳이 많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인천연합뉴스) 최정인 기자 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