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기록으로 환자규모 첫 확인

항생제가 거의 듣지 않는 '슈퍼결핵' 환자가 국내에 230명 이상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최영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에서 238명이 '슈퍼결핵' 즉 광범위 내성결핵으로 진단,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광범위 내성결핵 환자 규모가 진료기록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2007년까지는 건강보험 질병분류에서 내성결핵이 별도로 구분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다제내성결핵과 광범위 내성결핵에 질병코드가 부여돼 내성결핵 환자규모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다제내성결핵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2천262명이었다.

중복 인원을 제외하면 지난해 2천387명의 다제내성 또는 광범위내성 결핵 환자가 진료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실제 내성결핵 환자 수는 이보다 더 많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내성결핵에 별도의 질병코드가 부여된 첫 해이어서 의사들이 세부 분류코드를 몰랐을 수 있다"며 "실제 내성결핵 환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령대별로는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한 30대가 24%(569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가 20.2%(482명), 40대 20%(478명), 50대 15.9%(379명), 60대 11.8%(282명), 70대 이상 6.3%(151명) 등의 순이었다.

일반 결핵환자 분포가 70대에 가장 많은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광범위 내성결핵은 오래된 약물인 아이나와 리팜핀 뿐 아니라 최근에 개발된 퀴놀론계 항생제와 주사제까지 듣지 않아 치료가 매우 까다로운 결핵을 일컫는다.

다제내성결핵은 아이나와 리팜핀에 내성이 생긴 결핵을 말한다.

일반 결핵에 걸린 환자들이 충분히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약물에 내성을 갖는 내성결핵으로 변할 수 있으며 슈퍼결핵 등 내성결핵 환자로부터 감염되면 처음부터 항생제가 듣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일반 결핵이 약물치료로 쉽게 감염력이 없어지는 것과 달리 다제내성결핵은 치료되지 않아 1명의 환자가 10명에서 15명을 감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다제내성결핵과 광범위 내성결핵이 늘어나고 있어 심각한 보건의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결핵을 처음 진단받았을 때 장기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내성결핵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