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23일 오후 사전영장..추부길 영장심사
김혁규 등 전.현직 정치인 3~4명 소환 임박

`박연차 금품로비설'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23일 박정규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과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4∼2005년 참여정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박 회장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청탁이나 금품을 수수한 목적에 따라 뇌물 또는 알선수재 등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장씨는 2004년 6월 경남도지사 재보궐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할 당시 박 회장으로부터 불법 선거자금 수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박씨는 이날 오전 8시, 장씨는 전날 오후 11시에 각자의 주거지에서 신병을 확보했다.

박씨는 검사 출신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사법시험을 함께 준비했던 인연을 토대로 깊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4년 2월 민정수석에 발탁됐다.

장씨는 전형적인 내무관료 출신으로 행정자치부 지방자치국장 및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직을 원만하게 수행했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2차관 발탁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남도지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데 대한 보상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검찰은 아울러 이날 오후 박 회장으로부터 1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이광재 민주당 의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 1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의원과 박 회장, 정 전 농협회장을 각각 대질신문했으며 이 의원의 보좌관들이 박 회장 측과 접촉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불법적인 금품 수수를 부인해왔다.

전날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박 회장으로부터 2억여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부길(53)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23일 오후 3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이번 수사가 탄력을 받으면서 여러 정치인에게 박 회장을 소개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혁규 전 경남지사와 불법적인 정치자금 등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 2∼3명의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 회장으로부터 골프나 식사접대 등을 받은 전.현직 검찰간부가 5∼6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