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거론 `장자연 리스트' 인터넷 게시자 신원확인 나서
접대장소 추정 소속사 옛 사무실 21일 밤 늦게 압수수색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21일 전 매니저 유모(30) 씨에게 출두를 요구하고 소속사 전 대표 김모(42) 씨의 평소 접대 장소로 알려진 소속사 옛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유족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유 씨의 문건유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유 씨가 경찰에 나오는 대로 피의자 신분으로 유출 경위와 고소 사실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유 씨는 경찰의 출두요구에 대해 "주말에 개인사정이 있어 월요일에 변호사와 상의해 출석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져 유 씨 소환조사는 이르면 23일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인터넷에 유포된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수사와 관련, 실명을 거론한 57개 게시글 가운데 비방 목적 등이 포함된 7개 글을 1차로 선별, 이들의 신원 확인을 위해 해당 사이트에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했다.

또 소속사 전 대표 김씨의 평소 접대 장소로 알려진 서울 삼성동의 소속사 옛 건물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이날 밤 10시10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수색영장을 집행했다.

3층 높이의 이 건물은 김씨가 청담동의 현 사무실로 이전하기 전 소속사 사무실로 사용한 곳으로 1층은 와인바, 2층은 사무실, 3층은 접견실로 꾸며져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관련 자료를 분석해 이 건물이 김씨의 접대 장소로 확인될 경우 주변인 진술과 문건에 적시된 술접대 강요 등 장씨의 피해 내용과 비교하며 범죄행위 증거를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불에 탄 문건과 찢어진 문건을 입수해 보도한 방송사로부터 두 문건을 넘겨받아 확인한 결과 성상납.술시중 강요와 관련된 실명이 적힌 부분이 진하게 지워지지 않아 육안으로 실명 파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그러나 언론사 대표 등 4명으로 알려진 문건에 적힌 인물과 이들의 구체적인 혐의, 인적사항은 프라이버시 등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방송사로부터 받은 두 문건이 같은 재질인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한편 유족이 소각한 문건 재에 잉크성분과 인주성분이 남아 있는지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한 것과 관련, 경찰은 재가 완전히 타 원본 여부 판단이 불가능하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족이 소각한 문건이 원본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원본과 더 있을 지 모를 사본의 소재를 계속 찾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압수한 통화내역 분석과 관련, 장 씨 휴대전화에서 확인된 6건의 녹음파일 중 1건은 갈등관계를 나타낸 것이고 2건은 로드매니저와 통화내역이며 로드매니저와 17분간 통화한 녹음파일 1건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본에 체류중인 소속사 전 대표 김씨와 계속 연락을 시도하고 있으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며 "김 씨가 귀국하는대로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성남연합뉴스) 김인유 이우성 기자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