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어떤 결과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

경기도 분당경찰서가 17일 장자연의 소속사 전 대표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주변인 통화내역 분석에 착수했다고 밝힘에 따라 경찰 수사가 문건 실체 규명과 함께 내용 확인 단계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건의 필적과 태운 재의 감식결과가 통보되면 문건내용에 대한 사실여부 조사 등 수사방향을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이미 압수수색을 통해 상당량의 자료를 확보한 상태에서 수사의 본류인 문건 내용 확인을 미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장 씨의 소속사 전 대표 김모(42) 씨 집에서 압수한 휴대폰, 필름 등 관련자료 88점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문건의 작성 경위 등에 대한 보강증거 확보가 일차적인 목표지만 문건의 내용인 성 상납이나 술시중 강요, 폭행, 공갈 등 범죄 혐의에 대한 단서가 포착되면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9만6천건에 이르는 장자연을 포함한 주변인 6명에 대한 통화내역 조회와 휴대전화 녹음파일 분석도 문건 작성 전후 장자연의 행적 조사에 머물지 않고 문건 내용의 사실관계 확인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

경찰은 이미 장자연의 휴대전화, 김 전 대표 집 휴대전화 등 압수한 휴대전화 4개에서 삭제된 문자메시지와 음성파일 복구를 경찰청 사이버팀에 의뢰한 상태이다.

특히 경찰은 갈등관계가 입증되는 장자연의 휴대전화 음성메시지를 분석하고 있어 남긴 메시지가 자살과의 인과관계 뿐 아닌라 문건의 사실 확인을 얼마나 보강해줄지도 주목된다.

경찰은 앞서 14일 기획사 사무실 3곳 등 8곳에서 컴퓨터 12대를 포함해 59점을 압수해 분석 중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경찰은 문건내용의 사실 확인과 더불어 문건 실체에 대한 수사와 원본 확보를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장자연 문건의 작성과 유출 경위, 그리고 문건과 자살과의 인과관계 규명에 이어 사실 확인 수사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원본 확보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브리핑에서 "원본을 가지고 있지 않다.

4개 언론사로부터 문건 제출과 입수경위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고 밝혀 문건 원본 확보에 주력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경찰은 또 "특정 인물이 지워진 문건을 받았다"고 말해 문건에 등장하는 인물의 실체와 성 성납이나 폭행여부 등 불법행위 여부를 확인하려면 원본 입수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도 확인해줬다.

이밖에 여러 건의 문건이 있을 수 있다는 정황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문건의 종류와 복수의 문건이 작성된 이유를 확인하는 것도 경찰의 과제다.

경찰 관계자는 "27명의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엄청난 양의 압수물과 통화내역 분석을 통해 전방위, 저인망식 수사에 착수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지금으로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김동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