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를 들고 PC방에 들어가 금품을 빼앗으려던 20대 강도가 보안요원 출신 주인에게 그 자리에서 제압당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17일 PC방을 털려다 오히려 붙잡힐 상황에 처하자 주인을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강도상해)로 이모(25)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4일 오전 10시25분께 광진구 자양동의 한 상가 2층 PC방에 복면을 쓴 채 들어가 주인 K(34)씨에게 흉기를 들이댔다.

하지만 한때 보안업체에서 근무하며 범인검거술을 익힌 K씨는 잽싸게 흉기를 든 이씨의 손목을 붙잡고 바닥에 밀쳐 쓰러뜨렸다.

넘어지며 흉기를 놓친 이씨는 그대로 달아나려 했지만 뒤쫓아온 K씨에게 붙잡혀 출입구 계단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다른 손님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K씨는 "보안요원으로 일하던 시절 검거술을 배운 덕분에 위험하다고 생각할 사이도 없이 순간적으로 몸을 움직여 범인을 붙잡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민의 용기와 기지로 강도를 붙잡은 사건"이라면서도 "흉기를 든 강도를 함부로 제압하려 들다가는 자칫 예기치 못한 화를 입을 수 있으니 일단은 위기를 넘긴 뒤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