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 등장인물 줄소환 예고…다른 연예계 비리도 주목

탤런트 고(故) 장자연의 문건을 경찰이 확보, 성상납 강요 등에 대한 내용의 진위 파악에 나섬에 따라 소문으로만 떠돌던 여배우와 관련된 연예계의 추문이 사실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분당경찰서는 15일 브리핑에서 "KBS로부터 받은 장자연 문건에 폭행.성강요.

술자리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접대받은) 몇명의 실명이 거론돼 있다"며 "우선 필적 감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확보한 문건에 장자연의 지장이 있고 주민등록번호까지 적혀 있어 어떤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용도로 작성됐을 것으로 보고 있어 문건의 신빙성이 커지면서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연예계 전반에 걸쳐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경찰은 또 문건에서 범죄 혐의가 발견돼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혀 확인 과정에서 문건에 거명된 '유력인사'들에 대한 줄소환 조사도 예고했다.

경찰은 27명의 수사전담팀을 꾸려 장자연의 전.현 소속사 등 8곳을 14일 전격 압수수색, 압수한 자료에서 범죄 혐의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일본에 체류중인 소속사 전 대표의 조기귀국을 종용키로 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문건의 진위 및 작성 경위와 함께 문건에 적힌 불법행위가 주요 수사 대상"이라고 밝혀 장자연과 연관된 연예계 비리에 대한 수사의지를 내비쳤다.

경찰은 14일 낮 압수수색에서 일부 구체적인 혐의를 포착하지 않았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문건을 공개한 KBS에 따르면 문건에는 장자연이 기획사로부터 '어느 감독이 골프 하러 올 때 술과 골프 접대를 요구받았다.

룸살롱에서 술접대를 시켰다'는 고백과 함께 '접대해야 할 상대에게 잠자리를 강요받았다'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KBS는 문건에 술자리 접대를 받은 유력인사의 실명도 거론됐다고 밝혔으며, 드라마PD와 광고주인 대기업 임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경찰이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컴퓨터 12대와 수첩, 메모지 등 59점에 대한 정밀분석에 나서 장자연 문건에 적힌 내용 외에 연예 기획사의 다른 비리가 확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신인배우는 "요즘에는 큰 기획사에서는 그런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여전히 군소업체에서는 술자리 접대 등의 부당한 요구를 한다"며 "꼭 접대가 아니더라도 여자 배우를 밤늦게 술자리에 불러내는 것 자체가 불쾌한 일일 수 있는데 '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강요하는 경우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장자연 문서에 언급된 소속사 전 대표는 "문서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거짓 문서 하나가 연예계 전체, 여배우 전체를 매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성남연합뉴스) 최찬흥 이우성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