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리, 타냐 요아킨, 리사 쿠보타씨

한인계 여성 앵커들이 하와이를 점령했다.

주인공은 CBS의 계열사인 하와이 지역방송 'KGMB9'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그레이스 리(39), 타냐 요아킨(37), 리사 쿠보타(32) 씨. 리 씨는 오전 5-8시 '선라이즈 온 KGMB9'을, 요아킨 씨는 오후 5시와 6시, 쿠보타 씨는 주말 오후 5시와 10시 뉴스를 각각 책임지고 있다.

한인계 앵커 3인방의 활약으로 KGMB9의 시청률은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8일 하와이 한국일보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그레이스 리 씨는 오하이오주 포츠머스에서 외과의로 활동 중인 아버지 행크 리 씨와 어머니 밀리 숙 리 씨 사이에 1남 2녀 중 차녀로, UCLA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했다.

대학에 다니면서 연세대와 고려대 여름 학기에 등록해 한국을 배우고, 삼성전자에서 인턴 과정도 거친 리 씨는 조지워싱턴대 국제무역 및 투자정책 석사과정을 밟고, 미국 수출입은행 산하의 재정 프로젝트과에 입사했지만 적성이 맞지 않아 그만뒀다.

KGMB9 뉴스팀 리포터로 정식 방송에 입문한 그는 새크라멘토 지역방송 'KCRA3'로 스카우트돼 3년6개월 간 일하다 지난해 6월 KGMB9에 재합류해 '선라이즈 온'을 맡았다.

뉴스를 위해 매일 새벽 2시에 일어난다는 리 씨는 "현재 시청자를 위해 새롭고 참신한 기획을 준비하는 중"이라며 "아직은 공개하기 이르지만 조만간 멋지고 신선한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리 씨와 UCLA 동문인 타냐 요아킨 앵커는 지난해까지 하와이 지역방송 KHON에서 아침 뉴스를 진행하다 2월 KGMB9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럽계인 아버지 더글러스 씨와 어머니 송인영 씨 사이에 2녀 중 차녀인 그는 애틀랜타에서 태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장했다.

6년 전 하와이로 이주한 요아킨 씨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방송국에서 근무할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을 인터뷰했다.

어머니 송 씨는 현재 라스베이거스에서 건축개발업자로 일하고 있다.

2004년 KGMB9에 입사한 리사 쿠보타 씨는 하와이 토박이로 지난해 12월부터 주말 뉴스 앵커로 승진했다.

그는 일본계 아버지인 게일롤드 씨와 어머니 최영신 씨 사이에 무남독녀로 태어나 마우이에서 성장했다.

전남 광주 출신인 그의 어머니는 마우이 한인회장. 평통위원 등을 역임했다.

쿠보타 씨는 모국의 비무장지대를 방문해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느끼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