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여파로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시중 은행의 신입 행원 채용 경쟁률이 최고 154 대 1을 기록했다.

외환은행은 지난 4일까지 정규직 신입 행원 채용 접수를 받은 결과 100명 모집에 1만5424명이 몰렸다고 6일 밝혔다. 작년 하반기보다 지원자가 200여명 늘어났으며 경쟁률은 154 대 1이었다. 최근 몇 년간의 평균 경쟁률 140 대 1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은행들이 신입 행원의 초임을 20% 삭감해 정규직과 인턴을 뽑는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을 검토하면서 정규직인 신입 행원들의 연봉이 최대 800만원가량 줄어들게 되지만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어서 지원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시중 은행과 지방 은행,농 · 수협 등 16개 은행 중에서 상반기에 정규직 행원의 공채를 시행하는 곳은 기업은행과 외환은행 등 2곳에 불과하다.

비정규직과 인턴 행원 채용에도 구직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달 기업은행이 비정규직 텔러 50명을 모집하는 데 6000여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20 대 1에 달했다.

당시 국내 유수 대학은 물론 해외 유학파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환전 텔러를 채용한 하나은행은 30여명 모집에 1600여명이 몰려 경쟁률이 50 대 1을 넘었으며 외환은행의 텔러 채용에도 100여명 모집에 2314명이 몰려 2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