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엔화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이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는 가운데 최근 들어 엔화 대출을 새로 받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늘고 있다.

환율 상승이 고점을 찍었다고 생각해 지금 대출을 받아 놓으면 앞으로 원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00엔당 1600원일 때 1000만엔을 대출받으면 원화로 1억6000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며 "만약 1년 뒤 환율이 100엔당 1200원 정도로만 떨어져도 갚아야 할 원금은 1억20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환차익을 노리는 대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화 대출을 받기는 쉽지 않다. 일본에서 기계를 구입한다는 내용의 증빙서류를 반드시 갖추도록 한국은행이 지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시설자금으로 쓰는 엔화 대출은 가능하지만 투기 목적으로 엔화를 빌릴 수가 없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이라는 것이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막연히 환율이 앞으로 떨어질 것이란 기대 때문에 돈을 빌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엔화대출자모임은 국내 은행들을 상대로 이달 안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현재 65명이 소송 참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은행들이 엔화 대출에 변동금리가 적용된다는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환변동에 따른 위험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불완전 판매'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엔대모는 금리 인상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한 뒤 본안 소송도 함께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본안 소송에서는 이자 반환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