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사상 처음으로 적자예산을 편성해 경제살리기에 나선다.

서울시는 총 2조3427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예년에 비해 4개월여 빨리 확정해 5일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추경 후 서울시의 2009년 총 예산규모는 23조4138억원으로 작년(20조9744억원)보다 1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앙정부의 올해 예산(283조8000억원)의 8%를 웃도는 금액이다.

시는 일단 345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성동구 뚝섬 상업용지 4구역을 연내에 매각해 예산을 충당하고,나머지 부족한 재원은 시의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방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했다. 총 부족재원 규모는 1조4000억여원인데,이 가운데 1조292억원을 지방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이번에 편성된 추경예산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내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을 조기에 준공하는 데 중점적으로 사용된다. 이에 따라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건설사업 △지하철 9호선 2단계 사업 △우이~신설 경전철 사업 등 주요 SOC 사업의 준공시기가 당초 예정이었던 2013년보다 모두 1년씩 앞당겨지게 됐다. 2010년으로 예정돼 있던 서울시내 전 역사에 대한 스크린도어 설치작업도 연내에 모두 마무리된다.

착공시기가 1년가량 앞당겨져 올해 공사에 들어가는 사업들도 등장했다. 서울 세종로 청계천 끝자락에서 시작해 종로구 청진 재개발구역을 가로질러 문화관광부 청사주변까지 이어지는 중학천(총연장 350m) 복원사업은 오는 5월 공사가 시작돼 11월에 마무리된다. 양화 · 신촌로에 중앙버스 전용차로를 신설하는 작업 등도 올해 시작돼 2010년까지 계속된다.

행정인턴 채용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경예산도 1672억2000만원을 편성했다. 이를 통해 행정인턴 1000명을 신규로 뽑고 원래 2200명을 뽑을 예정이었던 행정서포터즈 채용인원은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권영규 서울시 경영기획실장은 "자료가 남아 있는 최근 20년 동안 서울시가 적자예산을 편성한 적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보면 될 것"이라며 "지방채 발행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적절한 시점에 발행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권 실장은 "2008년 말을 기준으로 서울시의 총예산 대비 부채비율은 9%로 뉴욕 107%,LA 87% 등과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적자예산을 편성하더라도 재정건전성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