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인턴 10만명시대다.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공기업 금융회사 등이 경쟁적으로 청년인턴을 늘리고 있어 청년인턴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젊은 실업자에게 일자리를 주고 취업준비도 시키자는 취지인 만큼 괜찮은 제도임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여기저기 문제가 나타난다. 미처 준비가 안돼 할 일없이 시간만 때우는 인턴도 상당하다. 더욱이 청년인턴제는 한시적이다. 정부는 내년에 행정인턴제를 운영할 계획이 없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면 10만명의 청년인턴이 한꺼번에 노동시장에 몰려 나올 수도 있다.

따라서 청년인턴제의 보완이 시급하다. 당장은 청년인턴제의 내실화를 꾀해야 한다. 정말 취업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아울러 청년인턴제의 역할을 분명히 해서 상설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만 청년인턴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시급한 인턴 프로그램 내실화

코트라 아대양주(亞大洋洲)팀의 김미란씨(23).그의 출근시간은 오전 9시다. 출근하자마자 일본무역과 관련된 자료를 찾고 번역하느라 정신이 없다. 점심을 먹고나선 무역 관련 통계자료를 정리한다. 선배들의 보고서를 보완하기도 한다. 코트라가 주관하는 일본 수출 관련 설명회가 열리면 눈코 뜰 새가 없다. 퇴근 시간은 오후 6시.김씨는 곧바로 어학공부에 매달린다. 지금 신분이 인턴인 만큼 취업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현재 인턴생활에 아주 만족한다. 대학시절 전공(일본어)을 감안한 부서배치가 우선 마음에 든다. 더욱이 정규직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로 배려하는 것도 대만족이다. 비단 김씨만이 아니다. 코트라에서 일하고 있는 30명의 인턴들은 실무경험도 충분히 쌓을 수 있고 구직활동시간도 보장받아 정말 오길 잘했다고 입을 모은다.

외국인 투자유치가 주요업무인 인베스트코리아단 투자조사연구팀에서 일하는 김태정씨(29)는 "같은 팀 멘토 선배가 업무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줘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불어불문학과 의상디자인을 복수전공하고 생활소비재산업팀에 근무 중인 김지영씨(25)는 "수출상담회에 참가하는 바이어 리스트를 정리하는 등 실무에 직접 투입돼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코트라 인턴제도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코트라의 인턴운영은 아주 모범적이다. 단순히 아르바이트생으로 취급하는 일부 행정부서나 기업과는 다르다. 전문가들은 이왕 청년인턴이 불어나고 있는 만큼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인턴프로그램을 코트라처럼 내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청년인턴제의 상설화도 대안

청년인턴의 한계는 어디까지나 한시적이라는 점이다. 인턴기간이 끝나고도 경기가 좋아지지 않으면 또다시 백수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아예 청년인턴제를 상설화하자는 게 한국경제신문 밀리언잡(100만 일자리 창출) 자문위원단의 제안이다. 김광순 왓슨와이어트 한국대표는 우선 청년인턴의 성격을 '문제해결팀(PSF · Problem Solving Team)'으로 바꾸자고 주장한다.

즉 인턴으로 하여금 근무하는 공공기관이나 학교 기업의 문제점을 찾아내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만들자는 것.예컨대 4~5명의 인턴을 한팀으로해서 초등학교에 파견한 뒤 '방과후 학교의 내실화방안'을 연구토록 과제를 주자고 한다. 한 과제에 대해 6개월 동안 연구토록하면 깜짝놀랄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 운영 중인 '혁신팀'의 역할을 인턴에게 맡기자는 제안이다.

이렇듯 청년인턴을 문제해결상담팀으로 활용할 경우 인턴들은 할일이 뚜렷해진다. 일반직무를 배우고 취업준비를 하면서도 자기 과제에 매달리게 돼 전체적인 능력이 향상된다.

회사는 인턴에게 시킬일이 없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인턴들이 가져온 결과물이 좋을 경우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 청년인턴들의 직무의지를 고취시키기위해 6개월 후 전국적으로 'PSF 발표대회'를 개최하면 더욱 좋다. 성과가 좋은 팀의 경우 기업들의 스카우트 대상이 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런 PSF를 상설화해 매년 운영할 경우 일자리가 상당히 늘어나게 된다"며 "기업이나 인턴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진출 기업에 취업 알선도 필요

정부는 올해 해외인턴 1400여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아예 해외 기업에서 인턴을 하도록 해 글로벌화된 인재를 양성하자는 취지다. 이와 별개로 글로벌 청년리더 10만명 양성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밀리언잡 자문위원단은 해외인턴의 경우에도 일정기간을 거쳐 아예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취업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의 급여를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원 수준이 아닌,현지인 수준으로 제한할 경우 기업들도 채용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해외 한국기업에 상당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인재들의 글로벌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김 대표는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도 현지인 수준의 급여라면 한국 젊은이들을 채용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글로벌 인재도 기르고 일자리도 늘리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송종현/하영춘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