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이달부터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한다. 많은 대기업들이 임금 동결 및 삭감 등을 통해 일자리를 더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 상반기 취업문은 당초 예상보다 다소 넓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들은 이번 주 중 그룹 채용 사이트인 '디어삼성'(www.dearsamsung.co.kr)에 대졸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내고 오는 22일 입사시험인 직무적성검사(SSAT)를 실시하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대졸 초임을 10~15% 줄여 나오는 재원으로 일자리를 늘리기로 한 만큼 채용 인원이 다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 ·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채용하는 삼성은 지난해 전자 4000여명을 포함해 7500여명을,2007년에는 6750여명을 각각 채용했다. 상반기에 전체의 40%,하반기에 60%를 뽑는다.

LG그룹도 이달 전자에서 30~40명의 직원을 선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상반기 채용에 들어간다. LG화학은 상반기 중 100여명가량 선발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전체 고용인원은 가급적 예년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지만 아직 유동적"이라며 "사업 계획을 정하지 못한 계열사들이 많아 채용 시기는 약간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르면 다음 달,늦어도 5월 중 공채에 나서기로 하고 조만간 계열사별 신입사원 수요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SK는 지난해 상반기 450명,하반기 650명을 채용했다.

포스코는 오는 5월께 상반기 채용공고를 낼 계획이다.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차원의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작년(2200여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준양 회장은 "올해 정규 신입사원 외에도 상 · 하반기 각각 1600명의 인턴사원을 뽑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급격한 글로벌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자동차업계의 채용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 ·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은 채용계획을 짜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GM대우와 쌍용자동차는 아예 신규 채용을 않기로 했다. 현대 · 기아차는 지난해 상반기에 그룹 전체로 생산직을 포함해 2000여명을 뽑았지만 올해 채용은 이보다 다소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청년 실업 해소와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대졸 인턴사원 채용을 당초 300명에서 13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