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원조교제'를 막으러 갔다던 남녀 고교생들이 경찰 조사 결과 '상습 공갈단'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정모(16)양 등 10대 청소년들은 24일 자정 무렵 광주에 있는 한 모텔 객실을 '급습'했다.

이들은 복도에 있던 소화기로 출입문을 부수고 쳐들어가 윤모(29)씨를 향해 소화액을 마구 뿌리고 폭행했다.

객실에는 정양의 친구 김모(16)양이 윤씨와 함께 있었다.

윤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정양 등은 "친구가 낯선 남성과 모텔에 들어가는 것을 우연히 보고 따라 들어가 원조교제를 막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밤늦게 친구의 비행을 우연히 목격했다는 주장에 의심을 품은 담당 형사의 추궁으로 이들의 범행이 밝혀졌다.

가출 청소년인 정양 등 남녀 9명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원조교제 상대를 물색했다.

한 명이 남성을 만나 모텔에 들어가면서 문자메시지로 객실 번호를 알려주면, 성관계를 맺기 전 다른 친구들이 떼로 몰려가 폭행하고 나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이들은 남성 5명으로부터 50만원을 뜯어냈다.

경찰은 정양 등을 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입건했으며, 모텔 업주와 남성들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원조교제에 응한 남성들 대부분이 얻어맞으면서도 돈으로 무마하려는 점을 노려 범행을 계속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