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가운데 1명은 중태, 5명 병원치료
경찰, 난방오일 잘못 마셨을 가능성 수사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한 마을에서 집에서 담근 포도주라며 음료를 나눠 마신 할머니 9명 가운데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경찰과 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모가면 정모(75.여)씨가 집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가족들이 발견, 이천의 A병원으로 옮겼으나 병원 도착 후 숨졌다.

또 같은 마을에 사는 다른 정모(71.여)씨도 같은 증세를 보여 서울의 K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밖에 유모(74.여)씨 등 할머니 5명도 복통증세 등을 보여 서울에 있는 H병원 등 두 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같은 마을에 사는 이들 할머니들은 22일 오후 숨진 정씨가 집에서 담근 것이라며 가져온 포도주 두 주전자 분량을 마을회관에서 함께 나눠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할머니들이 마신 포도주 잔량을 확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성분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숨진 정씨를 부검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가릴 예정이다.

경찰은 또 숨진 정씨의 집에서 1.8ℓ 페트병에 담아 둔 메탄올 성분이 함유된 보일러 난방오일 일부가 없어지고 숨진 정씨가 메탄올을 마신 것 같다는 검안 의사의 소견에 따라 이들 할머니가 난방용 오일을 포도주로 잘못 알고 마셨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확인중이다.

난방오일은 포도주 처럼 적갈색을 띄고 맛이 달착지근해 할머니들이 술로 잘못 알 수도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할머니들이 포도주로 추정되는 물질을 마시고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보여지지만 어떤 원인으로 사망까지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여러가지 가능성을 확인중이다"고 말했다.

(이천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