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그야말로 '남자'가 대세다. 그것도 '꽃보다 아름다운' 남자들이! 시대마다 흠모와 동경의 대상이 된 핸섬 가이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터프가이,완소남,훈남,배드보이 등….그렇다면 2009년형 꽃남 스타일은.외모와 몸매,배경과 스타일에 이르까지 완벽함을 지향하는 게 2009년형 꽃남이다. 여성들에게 '판타지'를 심어준 남성 스타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왜 현재의 꽃남들이 탄생하게 됐는지 알 수 있다. 이 시대 완벽한 꽃남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필수 요소를 살펴보자.

◆터프가이부터 완소남 · 훈남 · 꽃남까지

먹고 살기 어렵던 1960~70년대는 동경과 대리만족의 대상으로 부잣집 아들 스타일을 선호했다. 대표적인 예가 신성일.어려운 시기,잘생긴 외모의 '재벌남 스타일'인 그를 통해 답답한 마음의 탈출구를 찾고자 했던 것.

암울한 독재정권이 이어지던 1980년대 초 · 중반에는 이상을 추구하며 착하고 정의로운 '모범생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다. 안성기가 그 좋은 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편안한 외모와 성실한 이미지가 당시 특유의 매력으로 다가온 듯하다. 그 뒤를 이어 반항아 이미지를 풍기는 '터프가이 스타일'이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를 주름잡았다. 최민수,최재성,이병헌 등이 가죽 점퍼에 오토바이를 탄 자유로운 남성의 모습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1990년대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남녀를 불문하고 '긴 다리'와 '작은 얼굴'이 미의 기준이 됐다. 서구적 외모에 잘 다져진 몸매로 일명 '몸짱 스타'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정우성,이정재,장동건,송승헌 등이 그들이다. 이때부터 '조각 같은 외모'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큰 눈에 오똑한 콧날,늘씬한 몸매 등은 주로 여성을 판단하는 미모의 기준이었지만,이때부터 남성들에게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예쁜 얼굴'의 '얼짱 꽃미남'들이 사랑을 받았다. 큰 키에 근육질의 다부진 몸매,그러나 외모는 순정만화에나 나올 듯한 작고 귀여운 동안 얼굴.강동원,조인성,비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비단 '예쁜 얼굴'만 사랑받았던 건 아니다. '범생'이면서도 친근감 있는 외모의 훈남,외모는 물론 성격까지 사랑스러운 완소남,그리고 가수 비의 대표곡 'Bad Boy'의 가사처럼 '나쁜 남자' 등 2000년대 남자 스타 이상형은 보다 다양화됐다.

◆완벽함을 자랑하는 2009년 꽃남


그렇다면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통해 본 2009년판 꽃미남은 과연 어떨까.

같은 꽃미남이어도 2000년대 초반과 달리 그 기준이 더욱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1960~70년대 부잣집 아들,80년대 여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터프가이,90년대 몸짱과 얼짱,그리고 최근 '한 성격'하는 나쁜 남자까지.

잘생긴 얼굴과 몸매는 기본이고 가문 · 재력 · 패션감각 등 모든 '라이프 스타일'까지 받쳐주는 '완벽한 남자'여야 한다.

이렇게 만화 '캔디'의 왕자님 '테리우스'의 부활은 경기불황 속에 커지는 '판타지 워너비'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요즘 여성들은 같은 꽃미남이라도 '범생' 스타일의 '앤소니'보다는 반항아 기질의 '테리우스'를 더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공부 잘하는 '착한 꽃미남'보다 힘있고 세련된 카사노바인 '나쁜 남자'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원하는 것.자신이 직접 갖지 못하고,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대리만족'을 채워주며 그저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완벽한 남자에 대한 여성들의 동경.이러한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2009년 꽃미남의 전형을 보여준다.

/스타일 칼럼니스트 · 브레인파이 대표 www.cyworld.com/venus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