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 여고 학부모들 "학생 인격 무시" 반발
해당 교사 "수업 분위기 부드럽게 하기 위해" 해명

울산의 한 여고 학부모들이 "전교조 간부 출신의 교사가 수업 중 학생들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켰다"라며 반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울산 모 여고에 따르면 이 학교 학부모들은 "A 교사가 지난 6일 3교시 수업 도중 한 여학생에게 200원을 주며 교실 밖 복도에 설치된 자동판매기에서 커피를 뽑아 오라고 시켰다"라며 "이 교사는 이어 5교시에는 다른 반에서 한 학생에게도 커피 심부름을 시켜 반발을 사기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이 과정에서 A 교사가 '커피 심부름 장면이 교장 등에게 들키면 다른 교사가 시켰다고 하라'는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교사가 여학생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키는 것은 학생의 인격을 비하하는 행위"라며 "특히 수업중에 교사가 그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교사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학생들도 반발을 했고 학부모들도 학교장을 찾아가 항의했다"라며 "그러나 해당 교사는 학부모들의 면담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교사는 "당시 수업 분위기가 너무 경직돼 있어 해당 여학생에게 동의를 구한 뒤 커피 심부름을 시켰고, 수업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학교에서 가장 인기있는 다른 교사 이름을 거론하며 이 교사가 시켰다고 하라는 농담을 했을 뿐 악의는 없었다"라며 "학부모들의 반발은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 교사는 "우리 학교가 지난해 교장의 방과후 학교 관리수당 문제로 발생한 교사와 학부모간의 고소.고발 사태가 아직 진행중"이라며 "학부모들은 복직해 첫 수업을 하는 날 나에게 찾아와 '다른 학교로 가달라'고 요구를 했고 이후 학부모들이 면담을 요청했을 때도 이 문제와 관련한 것인 줄 알고 응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올해 첫 수업을 하는 상황에서 학생들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교사는 전교조 울산지부에서 고위 간부로 활동하다 2월초 이 학교로 돌아왔으며 3월 1일자로 서울에 있는 전교조 본부의 간부로 발령이 난 상태다.

이 학교는 지난해 교장에 대한 방과후 학교 관리수당 지급 문제로 학부모와 전교조 출신 교사가 갈등을 빚어 양측이 맞고소.고발을 해놓은 상황이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