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를 활용한 '롱쇼트'기법 대신 부실 채권 투자가 헤지펀드의 새로운 전략입니다. "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맨인베스트먼트'의 토마스 델라 카사 리서치 · 전략본부장은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헤지펀드엔 오히려 전례 없는 투자 기회가 찾아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카사 본부장은 "작년 3분기와 4분기에 쏟아졌던 금융업체들의 집중 매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가격이 회복되고 있는 전환사채(CB)나 부도율이 사상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은 부실 채권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말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12개월 예상 부도율은 14%까지 올라 금융권의 자산 회수 작업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위험 요인이 아직 큰 만큼 부실 자산 중에서도 후순위보다는 안정적인 선순위 상품 투자가 유효하고,장기 보유보다는 변동성을 이용한 단기 매매(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덧붙였다.

카사 본부장은 작년 말 절정을 이뤘던 헤지펀드 환매 바람이 진정되고 있어 현재 헤지펀드의 자금 여력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맨인베스트먼트의 헤지펀드에서도 풍부한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부실 채권과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사 본부장은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선 "주가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가 시작됐다고 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