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북부 지역의 경춘선 폐철로를 따라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테마공원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내년 말 폐선되는 경춘선 성북역에서 서울시.구리시의 경계까지 6.3㎞ 구간에 폭 20~80m, 면적 22만7천㎡ 규모로 `S' 자 모양의 테마공원을 만들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테마공원 부지는 코레일(옛 한국철도공사)의 경춘선 복선전철화 사업에 따라 폐선되는 공간으로, 폐선 구간을 대신해 `망우역~갈매역' 사이에 복선이 신설된다.

이 사업에는 총 978억원이 투입되며 연내 현상공모를 통해 설계 당선작을 결정한 뒤 내년 말 착공해 2012년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시는 이 사업으로 노원.도봉.성북.중랑.강북구 등 동북부 5개 구 주민 225만명이 직접적인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공원은 면적에서 여의도공원(23만㎡)이나 양재시민의 숲(25만9천㎡)과 비슷하지만 선로를 따라 길게 선형으로 만들어져 더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자설명회에서 "민선 4기 핵심사업인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경춘선 폐선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며 "이 공원은 북서울꿈의숲, 중랑생태문화공원, 도봉식물생태원과 더불어 강북의 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는 폐철로의 노선 폭이 평균 11m에 불과하지만, 인근 녹지를 추가로 확보해 공원 폭을 최대 80m로 넓힐 계획이다.

아울러 주변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추진될 때 공원 쪽으로 공공용지를 조성토록 유도해 공원 부지가 최대한 확장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는 공원 주변의 서울여대, 서울산업대, 육군사관학교 등 지역 대학과 연계해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특히 성북역에서 공덕 제2철도 건널목에 이르는 구간에는 정원 축제공간을 만들어 이곳에 각 대학 학생들이 제작한 작품을 전시하고 지역민들이 직접 가꿀 수 있는 일명 `손바닥 정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공덕 제2철도 건널목에서 서울.경기 시계까지의 구간에는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화랑로 일대에는 박물관, 전시관, 아트갤러리, 열차갤러리를 건립하기로 했다.

또 성북역사에 테마공원 기념관, 공덕역사에 미술관, 화랑대역사에는 철도박물관을 세울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폐선 구간 곳곳에 산책로와 자전거길, 수로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철도로 단절됐던 불암산과 태릉천, 중랑천이 동서로 연결돼 동북부 지역에 광역 생태녹지축이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시장은 "소음과 진동 등으로 큰 불편을 겪었던 지역민들이 이번 사업으로 숙원을 해결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 공원은 낙후한 동북부 지역의 발전을 촉진하고 주거 환경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moon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