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금정터널 벽에 금이 가자 흙과 돌로 받친 채 관통식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 안전 불감증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경부고속철도 공사를 맡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이달 6일 금정터널 일부 벽에 균열이 발생했고, 외부에서 실어온 흙 1천200t으로 지탱한 채 지난 13일 터널 관통식을 했다.

13일 공사 현장에서 열린 관통식에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중국 철도부 총공정사 등 내외부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균열은 관통식장에서 6㎞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균열이 발견된 곳은 부산 노포동쪽 입구에서 15㎞ 떨어진 지점으로 발견 당시 작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흙과 돌이 떨어졌다.

시설공단과 국토해양부는 "터널 내부에 균열이 발생해 외부 흙으로 터널을 지탱한 뒤 보수 공사를 벌이는 일은 터널 공사에선 흔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국토해양부 이성호 철도정책관은 "터널을 다 뚫어 놓고 일부 구간에 응급조치를 했을 뿐"이라며 "관통식장과 6㎞ 떨어진 곳에서 균열이 생겨 응급처치를 했다고는 하지만 관통식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시설공단에 따르면 보통 터널을 뚫을 때에는 위쪽을 먼저 뚫고 아래쪽 공사는 나중에 하며 위쪽을 뚫으면 관통식을 하는 것이 관례다.

금정터널 위쪽은 지난해 12월6일 관통됐고, 균열이 발견된 이달 6일에는 전체 20.3㎞ 구간 가운데 남은 400m 구간의 아래쪽을 뚫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균열이 발생한 지점은 지반이 약해서 공사에 애를 먹었던 구간"이라며 "하반 공사 도중 상반에 무리를 줘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균열이 발생했다고는 하지만 인적.물적 피해가 없어 상부에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설공단 측은 3월 말까지 균열 보수공사와 아래쪽 굴착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