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의 손가락이 모두 붙은 선천적 기형을 갖고 태어난 여성이 각고의 노력끝에 교회음악과 피아노전공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의 영예를 안게 됐다.

20일 경성대를 졸업하는 김지현(24.여) 씨는 양손 다섯 손가락이 모두 붙은 채 태어난 선천적 장애인으로 7세때부터 엉덩이 살을 떼어 손가락에 붙여 각 손가락을 따로 떼내는 절개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처음에는 두개의 손가락만 사용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야 완전하지는 않지만 열 손가락을 모두 사용하게 됐다.

당시 지현 씨의 피아노 연주를 눈여겨 본 교회 관계자의 도움으로 전문가에게 레슨을 받으면서 실력이 크게 향상됐다.

지현 씨는 2005년 경성대 교회음악과에 지원해 다른 경쟁자들과 당당하게 겨뤄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해서는 정상인도 어려운 과정을 따라가기 힘들어 한 때 피아노를 포기하고 전공을 바꿀 생각도 했다.

그녀는 다른 학생들이 칠 수 있는 스케일이 큰 곡 대신 자신의 손가락에 맞는 곡들만 쳐야 하는 상황이 속상해 운적도 많았다.

그러나 오랫동안 매달려 온 피아노를 포기할 수 없어 다른 사람보다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지난해 10월 졸업연주회를 무사히 마쳤다.

결국 남들처럼 4년의 과정을 모두 마치고 당당히 피아니스트로 첫 발을 딛게 된 지현 씨는 졸업 후 선교사로 활동하며 교회음악 반주를 계속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

지현 씨는 17일 "마음을 조금만 약하게 먹었다면 피아노 곁을 영원히 떠났을지도 모른다"며 "주변사람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고 그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josep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