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16일 전국적인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개해 학교 서열화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지만, 선진 외국에서는 이미 이런 종류의 시험이 치러지고 있다.

교과부에 따르면 미국, 영국, 일본 등 다른 선진국에서는 매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전수 평가해 이를 지역별, 심지어 학교별로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미국에선 초중등교육개혁법(NCLB.No Child Left Behind Act)에 근거해 매년 한 차례씩 주(州) 정부가 3∼8학년 전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수학, 과학 등 3과목을 평가하고, 평가결과가 학교와 지역 교육구별, 주별로 공개된다.

미국은 이외에도 공ㆍ사립학교 4, 8, 12학년의 0.4%가량을 뽑아 실시하는 국가교육향상평가(NAEP.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Progress)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의 추이를 분석한다.

수학, 과학, 읽기, 미국역사, 지리 등의 과목을 2∼3개씩 주기적으로 바꾸어 실시되는 이 평가에서 성취 수준은 기초(basic), 숙달(proficient), 고급(advanced) 수준의 3단계로 구분된다.

이 같은 평가 결과는 교과별로 척도 점수의 평균과 성취 수준별 도달비율이 학년별, 지역별, 인종별로 공개된다.

이와 함께 성별이나 인종, 민족 등의 특성, 중식 지원 여부에 따른 성취 수준별 비율, 학생 개인별 특성에 따른 평균 점수 비교 및 연도별 추이 분석 등도 보고된다.

영국은 지역 사회에 각 학교의 성취 수준을 알려줘 학교 선택권을 제공하고 경쟁을 통한 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국가교육과정평가(NCA.National Curriculum Assessment)를 실시하고 있다.

대상은 7세, 11세, 14세의 모든 학생으로 1년에 한 차례 영어, 수학, 과학 과목에서 평가가 이뤄진다.

영국 교과부는 웹사이트를 통해 국가가 기대하는 성취 수준에 도달한 학생 비율을 학교별로 공개한다.

영국의 학교들은 수준별 그룹 구성, 특수교육대상자 선정 등을 할 때 이 결과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또 입학 당시 학생의 수준차에 대한 고려 없이 현 단계의 성취도만을 평가해서는 학교 측의 노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2002년부터 상대적인 향상도까지 공개되고 있다.

특히 2006년부터는 성별과 계층, 부모의 사회적 지위 등 학업 성취도와 상관관계가 높은 요소들도 분석 대상이 됐다.

2007년 처음으로 전수 평가를 도입한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생 전원을 대상으로 매년 산수(수학)와 국어 과목에 대한 전국 단위의 학력평가가 이뤄지고, 그 결과는 일본의 47개 행정단위인 도도부현(都道府縣)별로 공개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