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지역 교육청별 첫 공개
서울, 16개 시도 교육청 중 미달학생 `최다'
전북 임실 등은 초6 미달비율 `제로'


우리나라 초ㆍ중ㆍ고교생 가운데 학력이 기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학생이 중학교 3학년은 전체의 10.4%, 고등학교 1학년은 9.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또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서울 학생의 미달 비율이 가장 높은 편에 속한 가운데 지역별 학력 편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0월 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생 총 196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국가 교육과정이 제공하는 학업수준에 학생들이 도달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시험으로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개 과목으로 치러졌다.

고1의 경우 16개 시도 교육청별, 초6과 중3은 16개 시도 교육청 및 전국 180개 지역 교육청별로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세 등급으로 각각 그 비율이 발표됐다.

전국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시험을 쳐 그 결과를 지역 교육청별로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평가 결과를 보면 기초학력 미달로 분류된 학생 수는 초6은 전체의 2.4%인 1만5천명, 중3은 10.4%인 6만9천명, 고1은 9.0%인 4만4천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초→중→고로 올라갈수록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우리나라 공교육이 `평준화' 체제 속에서 학력이 뒤처지는 학생들을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교과부는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보면 초6의 경우 16개 시도 가운데 경남(2.9%)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가장 높고 서울(2.7%)ㆍ충북(2.7%)ㆍ제주(2.7%), 대구(2.6%)ㆍ경기(2.6%), 충남(2.5%) 등이 뒤를 이었다.

중3은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12.8%로 가장 높고 울산이 6.3%로 가장 낮았으며, 나머지 지역은 경기(12.0%), 전남(11.5%), 경남(11.0%), 전북(10.9%), 충북(10.5%) 순으로 높았다.

고1은 충남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12.8%로, 가장 낮은 제주(4.4%)의 3배 수준이었고, 그 밖에는 서울(12.2%), 경남(12.0%), 경기(11.4%), 전남(7.1%), 인천(6.8%) 순으로 미달 학생 비율이 높았다.

180개 지역 교육청별로 과목별 미달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을 보면 초6에서 국어는 충북 괴산(7.0%), 사회는 경북 청송(6.5%), 수학은 전북 장수(6.6%), 과학은 경남 남해(5.6%), 영어는 전남 곡성(8.5%)으로 나타났다.

중3은 전북 무주(과목별로 25.5~29.7%)가 국어, 사회, 과학, 영어 등 네 과목에서 미달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초6에서 기초 미달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전북 임실로 사회, 과학, 영어 등 세 과목에서 미달 비율이 제로(0%)를 기록했으며 강원 양구도 초6 사회에서 미달 비율이 0%였다.

보통 이상으로 분류된 학생 비율로 따지면 서울 강남교육청 관내(강남.서초구) 학생들의 실력이 두드러졌다.

강남교육청은 초6의 수학, 영어 두 과목에서 보통 이상 학생 비율이 각각 93.6%, 95.1%로 전국 최고를 기록해 최하위를 기록한 전남 곡성(58.1%, 50.0%)과는 무려 40% 포인트 안팎의 차이가 났다.

서울 동부교육청 관내 학생의 경우 보통 이상 비율이 수학은 78.9%, 영어는 77.0%로 강남과 큰 차이를 보이는 등 같은 서울 지역 내에서도 격차가 심했다.

교과부는 이번 조사 결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밀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난 학교 1천200곳을 선정해 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집중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 2011년부터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시도 교육청 및 학교 평가와 연계해 성과가 미흡한 곳에 행ㆍ재정적,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 기준에도 반영키로 했다.

교과부는 특히 2011년에는 16개 시도 및 180개 지역 교육청뿐 아니라 단위 학교별로도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을 모두 공개할 계획이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이번 평가는 지역 간 서열화를 조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열화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정확히 파악해 미달 지역에 집중 지원함으로써 상향 평준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