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빙하기'를 맞이해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기 위한 구직자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기업들도 채용 규모를 최소화하면서도 이 시기야말로 뛰어난 인재를 구할 수 있는 적기로 보고 구직자 옥석 가리기에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이럴 때 기업 인사담당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남다른 장점을 갖추는 게 필수적.따라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영어말하기 시험이나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직업 수요에 초점을 맞춘 남다른 교육과정에 눈길을 돌려볼 만하다. 고용빙하기를 뚫을 수 있는 주요 자격 · 교육을 살펴본다.

◆영어말하기 시험도 취업목표에 맞춰라

주요 기업의 취업평가에서 영어 말하기 시험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실제 비즈니스 상황 대처 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삼성그룹 현대중공업 GS건설 SK에너지 SK텔레콤 등 주요 대기업에서 영어 말하기 평가가 핵심 채용 잣대로 채택된 것.

구체적으로 취업포털 커리어가 대기업 134개사를 대상으로 영어면접 실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7.8%(64개 사)가 영어면접을 시행하고 있었다. 삼성그룹은 이미 2003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때부터 영어 회화 평가 우수자에 대해 가점을 줘왔다. 영어회화 능력이 떨어지면 면접시험에서 불합격 처리하고 있는 것.LG전자도 지원자들이 성적표에 낸 성적만큼 진짜 영어 실력이 있는지를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 현대 · 기아자동차는 2006년 상반기 공채부터 영어면접의 경우 원어민을 면접관으로 기용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SK그룹은 삼성그룹의 'OPIC'에 비견되는 자체 영어 말하기 테스트를 도입,목표 기업별로 영어 말하기 시험도 특화할 필요가 생겼다. SK에너지,SK텔레콤,SKC,SK해운,SK E&S,SK가스,SK마케팅앤컴퍼니,워커힐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2008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시부터 영어 면접 전형으로 비즈니스 영어 능력 평가 시험인 'BULATS(Business Language Testing Service)'를 채택하고 있다.

SK텔링크가 국내 주관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BULATS는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개발한 언어능력 평가시험으로 전 세계 30개 이상 국가에서 IBM,모토로라,P&G 등 글로벌 기업과 해외 정부 기관들의 영어능력평가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SK계열사나 해외기업 들을 목표로 하는 구직자들의 경우 기존 TOEIC이나 OPIC 외에 BULATS까지 영어 회화시험의 부담이 커진 셈이다. 김지환 SK텔링크 교육사업팀 대리는 "영어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무조건 빠르게 말하기보다 전달할 내용을 또박또박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너무 어려운 표현보다 쉽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1 대 1 인터뷰로 진행되는 만큼 평소에 출제 확률이 높은 자기소개,직업,가족,관심사 등의 답변은 미리 준비해 충분히 연습해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용 불황 속에서 취업 확률을 높이기 위해 목표를 명확히 세운 후 집중적으로 도전할 필요가 있다는 것.김기태 커리어 대표는 "고용 불황기일수록 문어발식 지원보다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며 "기업별로 세분화되는 영어면접에 대해서도 미리 상세히 대비할 필요가 있으며 면접 시 공통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을 잘 이해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소신 있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크니컬 라이터를 아시나요

보편적인 능력인 영어말하기 외에 특수한 분야 자격증이나 교육이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기업이 평소 아쉬워하는 능력을 지녔다면 취업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주목되는 것이 '테크니컬 라이터(Technical Writer)'.테크니컬 라이터는 신제품이나 새로운 기술이 출시됐을 때 이를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알기 쉬운 글로 풀어 사용설명서(매뉴얼) 등을 만드는 직업.'매뉴얼 라이터'나 '테크니컬 커뮤니케이터''기술문서 작가'로 불리기도 한다.

제품 개발자들 대부분이 이공계 출신으로 개발한 제품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이를 글로 표현하는 데는 서툰 면이 있고 전문용어가 남용돼 사용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워 등장하게 됐다. 제품 개발자와 사용자 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직업이 필요하게 된 것.하지만 기업마다 테크니컬 라이터를 찾는 곳은 많은데 전문 인력은 거의 없다시피 한 실정이어서 어느 정도 글쓰기에 자신 있고 컴퓨터와 친숙한 사람들은 도전해볼 만하다.

이에 따라 통신 솔루션 업체인 제너시스템즈는 지난해 말 테크니컬 라이터 3명을 신규 채용한 데 이어 오는 3월3일부터 16주 과정으로 '테크니컬 라이터 양성 과정'을 개설한다. 대상은 IT 기업에 근무하는 테크니컬 라이터,또는 테크니컬 라이터로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edu.xener.com) 참조.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