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최모씨(47 · 여)는 보름 전 샤워를 하던 중 가슴에 멍울이 만져지는 것을 느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울 중구 묵정동의 제일병원 여성암센터를 찾아갔다.

전문의의 진찰에 이어 유방X선 촬영(맘모그램),유방 초음파 검사를 받으니 이상소견이 나타났다.

유방암전용감마카메라(BSGI) 촬영과 조직검사를 통해 검진 당일 유방암 확정판정을 받았다.

충격도 컸지만 막연한 불안감이 오히려 더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다음날 제일병원에서 입원수속을 밟았고 이틀 후 유방 보존 암 절제술을 받았다.

전문의들이 긴밀하게 협진하더니 향후의 항암제 및 방사선치료 계획까지 통보해줬다. 불안이 가시면서 지금은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치료받고 있다.

1963년 국내 최초의 여성전문종합병원으로 출발한 제일병원은 지난 2일 유방암 갑상선암 부인암(자궁 · 난소암) 등을 전문치료하는 국내 최대 규모(지하 3층,지상 5층,연면적 3000㎡)의 '여성암센터'를 오픈했다.

이 센터에는 종양내과 종양외과는 물론 핵의학과,영상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 등 여성암의 진단과 치료를 전담하는 교수급 의료진 20여명이 포진하고 있다.

의료장비도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BSGI를 비롯해 선형가속기(LINAC),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PET-CT),64채널 다중검출컴퓨터단층촬영기(MDCT) 등이 모두 현존 국내 최고 사양이다.

특히 BSGI는 양성 및 악성조직을 구별하고 3㎜ 크기 이상의 종양을 발견할 수 있는 등 진단정확도(특이도)가 90%에 달해 조직이 치밀해 진단하기 어려운 초기유방암이나 여기저기 퍼져 있는 다발성 유방암을 빠른 시간 안에 판별해낼 수 있다.

하루 만에 진단이 끝나고 1주일 내에 입원과 수술이 가능토록 구축한 원스톱 토털케어 시스템은 이 센터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목정은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연간 10만건 이상의 부인암 검사와 4만건 이상의 유방검진,유방암 300여건을 포함한 연간 1000건이 넘는 여성암 수술실적을 올려왔다"며 "지역병원의 치료 수준을 신뢰하지 않거나 매머드급 대학병원(이른바 빅5)에서 수술받기 위해 몇 달씩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이 꺼려지는 환자라면 새 암센터가 이들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해줄 훌륭한 해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