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범행 후 여성 `차량 감금' 새로 드러나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이 '독신자 모임'을 통해서 만난 여성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6시간 동안 감금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경찰은 3일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강이 마지막 7차 범행 직후인 지난해 12월 31일 군포 지역 생활정보지 '독신들의 모임'을 통해 만난 김 모(47.여) 씨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자 김 씨를 6시간동안 감금했다"고 밝혔다.

강은 이날 다른 독신자 모임에서 알게 된 여성의 소개로 경기도 안양시에서 여성 3명, 남성 6명이 참여하는 독신자 모임에 참석, 김 씨를 처음 만났다.

경찰은 "강이 새벽까지 김씨를 감금하면서도 살해하지 않은 것은 강이 김 씨에게 전화한 통화기록 등이 남아있어 범행이 탄로 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김 씨도 개인 신상에 관련된 문제라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의 이 같은 범행은 노래방에서 만난 도우미,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여성 등을 대상으로 삼았던 그간 수법 외에 새롭게 드러난 것으로 같은 수법을 이용한 추가범행 여부가 주목된다.

그동안 강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난 7명의 여성은 노래방 도우미가 3명,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여성이 4명으로 2가지 '일정한 패턴'을 보였다.

특히 독신모임을 통해 여성을 만나는 것이 노래방 도우미의 경우처럼 보편적이고 손쉬운 방법이라는 점에서 성폭행 등 추가범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강은 평소 이같은 독신 모임을 통해 여성들과 만나왔으며 김 씨를 만난 모임에도 다른 모임에서 알게 된 여성으로부터 "그 모임에 괜찮은 여성이 많다"는 말을 듣고 참석했다.

무가로 발행되는 생활정보지의 한 코너인 독신 만남 코너는 인터넷과 지면 게시판에 성별과 전화번호를 남기는 광고 형태로 운영되며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이성과 연락할 수 있어 40∼50대 사이에서 폭넓게 이용된다.

이 밖에도 독신 남녀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인터넷 카페, 채팅.만남 주선 사이트 등도 인터넷 등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명균 경기경찰청 강력계장은 "강은 '무가지를 통해 독신자 모임에 가입했으며 인터넷은 잘 하지 못해 인터넷 카페 등에는 가입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며 "강이 다른 독신 모임에 참석했는지, 어떤 여성을 만났는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산연합뉴스) 심언철 김동규 기자 press1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