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과메기 가공업체만 600여개가 넘는데 요즘 같은 불황기에도 업소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니 과메기가 포항경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지예." 김점돌 구룡포 과메기협회장(57)은 "과메기 20마리 한 두름이 1만2000~1만5000원 선에 팔리는 등 택배로 주문해도 큰 부담이 없어 과메기가 불황기 서민의 대표적인 국민 먹거리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포항 경제의 버팀목인 포항제철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감산에 들어가면서 지역 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과메기가 불안심리를 덜어주는 완충효과를 해내고 있다.

포항시와 구룡포 과메기 조합법인에 따르면 과메기철인 요즘 하루 평균 1500두름 정도 판매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이맘 때보다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포항시가 추정하는 올 겨울의 과메기 매출액은 모두 600억원으로 지난해 501억원보다 99억원 많다. 예상 생산량은 6700t으로 지난해 5600t보다는 1100t 늘었다.

포항시는 생산과 판매,운송 등 과메기 산업 전반에 걸친 경제파급효과가 3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시에 따르면 600여개 과메기 가공업소에서 일하는 인력만 업소당 평균 6명으로 계산할 때 3600여명에 이른다. 50여개 과메기 전문업소 등 과메기 취급 식당이 무려 6000여개에 이른다는 점에서 최소 고용창출 효과만 2만~3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메기의 산업화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포항대학 오성희 교수(영양조리산업계열)는 "인건비와 택배 물류비,음식점 소비,과메기와 곁들여지는 야채와 술 소비 등을 포함하면 과메기가 서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하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과메기 특수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구룡포를 과메기특구로 지정했으며 과메기의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포항시는 또 과메기 집산지인 구룡포 일대에 14만2000㎡ 규모의 '과메기 클러스터'를 조성키로 했다. 과메기의 식품 안전성을 높이면서 구룡포 일대를 생산 · 가공 · 유통 · 체험관광 등이 어우러진 새 개념의 테마 관광단지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2012년까지 모두 1200억원을 들여 기능성 과메기 개발을 비롯 기술지원 · 기업 육성 등을 맡을 과메기 연구개발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