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창시자인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약칭 가정연합) 총재의 90세(한국 나이) 생일 축하연이 30일 낮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 천주청평수련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문 총재의 생일(31일)을 하루 앞두고 마련된 이날 구순 축하연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산삼을 선물로 보내와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이 박상권 평화자동차 회장을 통해 전해온 선물 보따리에는 90년,80년,60년짜리 산삼 세 뿌리와 함께 축하의 글을 자수로 새긴 리본,장미 90송이와 백합 90송이를 담은 화병과 화환 등이 들어 있었다고 가정연합 관계자는 밝혔다. 산삼은 문 총재가 생전의 김일성 주석과 각별했던 터라 김 위원장이 매년 생일마다 선물을 보내왔다고 가정연합 측은 설명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축하연에 축전을 보내 "성공한 삶을 산 분은 남을 위해 무엇인가 봉사한 분인데 문 목사(총재)의 봉사 정신을 진심으로 찬양한다"고 밝혔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31일 뉴욕에서 가정연합 주최로 열리는 '아벨유엔 창설 축하 천주대회'에 축전을 보낸다.

이날 축하연에는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김민하 전 중앙대 총장,최기선 전 인천시장,서종표(민주당),이진설 전 건설부 장관(센트럴씨티 회장) 등 국내외 인사 1000여명이 참석했다. 김광태 불교 법화종 종정,이철기 전 천도교 교령,김유혁 전 금강대(천태종 종립대학) 총장,천운기 예수교장로회 개혁총회장 등 타 종교 인사와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축전을 보내 국가 발전과 세계 평화를 위한 문 총재의 변함없는 기여를 당부했고,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비롯 박지원 서청원 송영선 의원 등은 축하난을,이강래 의원 등은 축하 떡을 보내왔다고 가정연합 측은 밝혔다.

축하연이 열린 천주청평수련원 대강당에는10명씩 앉는 원탁 100여개가 배치됐는데,빈 자리 없이 가득 찼다. 특히 문 총재와 부인 한학자 여사(67)의 생일이 같은 날이어서 축하 분위기가 더욱 고조됐다.

밤색 두루마기 차림의 문 총재는 축하연 인사말을 통해 "열여섯 살이던 1935년 부활절 새벽 평북 정주에서 천명(天命)을 받은 이래 본인의 삶은 참으로 외롭고 고단한 인생이었다"며 "하늘의 부름을 받은 날로부터 오직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뛰고 또 뛴 마라톤 선수와 같은 삶을 살았다"고 회고했다. 문 총재는 나이에 비해 매우 건강해 보였다. 작은 목소리로 말할 때는 알아듣기 어렵지만 인사말 원고를 읽을 때에는 목소리가 젊은 사람 못지않게 우렁찼다.

가평=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